최상목 기재부 차관 "공익법인 회계기준 마련…비과세 기준변경 검토"

2016-06-0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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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공익법인의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일된 회계기준을 마련한다. 공익법인에 주식을 출연할 때 상속증여세를 비과세하는 기준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이런 내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비영리법인 중 종교와 자선, 학술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3만4천여개 공익법인은 결산서류 공시, 외부회계감사(100억원 이상) 등의 사후관리제도가 마련돼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가 되는 회계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통일된 기준이 없어 자의적인 회계처리 등의 문제가 발생해 왔다.

최 차관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공익법인에 적용할 표준 회계기준 초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국법인이 공익법인에 주식을 출연할 경우 5%까지 상속증여세를 비과세하는 것과 관련해 기준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최 차관은 "공익법인은 보유재산이나 소득의 일정비율 이상을 공식목적 사업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국가마다 그 비율이 다르다"면서 "이달 중 공청회를 열고 주식보유 한도 등을 논의한 뒤 세법개정안에 담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정부가 5% 기준을 올릴지 내릴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행 상속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비영리법인에 5% 이하의 주식을 증여할 때는 증여세가 면제된다.

이에 따라 공익법인에 주식을 증여, 세 부담을 줄이면서도 기업 오너 일가가 재단을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거나 다른 기업 인수에 나서는 등의 악용 사례가 발생해 왔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에 오르자 상속이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수순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경영권 행사를 위해 이들 재단이 계열사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거나 상속 관련 세금을 절세하기 위해 이 회장 보유 주식을 재단에 추가 출연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최 차관은 최근 경기 동향과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정책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논의 중이다. 여러 가지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최 차관은 환경부가 검토 중인 자동차 경유 가격 인상방안에 기재부가 반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과 관련 "관계부처 간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나가는 것"이라며 "에너지원 상대가격 이슈는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해야 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 차관은 "자본확충펀드 규모와 운영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펀드 기간, 회수 방법, 구체적인 방법을 협의 중"이라면서 "(기존 시한인) 6월 말보다 앞당겨 속도감 있게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현 경기 상황에 대해 "지난해 말 생각했던 것보다 하방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면서 "1∼2월 출발이 안 좋았던 것을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흐름이 생각보다 약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1%에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차관은 "5월 수출부진이 다소 완화됐고, 임시공휴일 지정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설비투자와 서비스생산 회복세도 유지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이어가도록 정책적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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