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이민호는 중국 내 한류를 촉발 시킨 ‘별에서 온 그대’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차기작 ‘푸른 바다의 전설’에, 이영애·송승헌은 시와 그림에 능했던 예술가이자 율곡 이이의 어머니인 사임당 신씨의 삶을 재조명한 ‘사임당, 더 허스토리’에 출연한다. 두 작품 모두 SBS에서 방송된다.
‘태양의 후예’를 놓치고 기대작 ‘육룡이 나르샤’에 ‘대박’까지 줄줄이 흥행에 참패하며 상반기에 적자를 본 SBS는 대박이 예정된 두 드라마를 모두 품에 안게 돼 싱글벙글이지만 배우의 입장은 또 다르다. 30부작 ‘사임당, 더 허 스토리’는 10월 주말극으로, ‘푸른 바다의 전설’은 11월 수목극으로 편성돼 11월부터는 두 작품이 SBS 대표 드라마 자리를 두고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메시와 호날두의 싸움이다. ‘별에서 온 그대’로 요우커의 지갑을 열어 수천억 원의 경제효과를 낸, 한국 소비시장의 구세주 전지현과 중국에서 아시아 최고 배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민호가 뭉쳐 ‘대장금’으로 스리랑카에서 99%라는 보고도 믿지 못할 시청률을 써낸 이영애, 2000년 ‘가을동화’로 한류의 초석을 다진 송승헌 커플과 맞붙는다.
중국 판매가로는 뒤졌지만 ‘사임당, 더 허스토리’는 한·중 동시 방송이라는 강력한 한 방을 가지고 있다. ‘태양의 후예’로도 증명됐듯이 한·중 동시 방송은 양국의 인기를 서로 견인한다. 100% 사전 제작이라 가능했다.
반면 제작과 방송이 동시에 진행되는, 일반 제작 형식의 ‘푸른 바다의 전설’은 종영 후에나 중국에서 방송될 수 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지난해 4월부터 모든 외국 드라마는 완결판이나 시즌별 전편을 들여와 중국어 자막을 입힌 다음 관할 당국의 사전 심사를 받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사임당, 더 허스토리’는 일찌감치 촬영을 마치고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