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국보 1호를 숭례문 대신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바꾸자는 입법 청원이 국회에 제출되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문화재제자리찾기, 우리문화지킴이, 국어문화실천협의회 등 시민단체는 노회찬 정의당 의원과 함께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 1호 지정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숭례문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 고적(古蹟) 제1호'로 지정한 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시행되며 국보 1호로 승격됐다.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이끄는 왜군이 한양으로 입성할 때 거쳤던 곳이라는 이유로 조선총독부가 숭례문을 고적 1호로 만든 것이라 전해진다.
이에 지난 2005년 감사원은 '숭례문은 조선총독부가 지정한 문화재로 국보 1호로서 상징성이 부족하다'며 변경을 권고한 바 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현 명지대 석좌교수)은 당시 국보 1호 교체 여론에 동의하며 "훈민정음 해례본이 후보 1순위"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해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전개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국보 1호를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교체해 달라는 건의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국보 1호 변경을 둘러싼 논란에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지정 번호는 '가치'를 드러내는 서열이 아니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단순한 행정 번호일 뿐"이라며 "이 문제를 문화재 분류체계 등 보다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게 옳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2월 문화재 지정·분류체계 개선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입법 청원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채택되면, 정부는 그에 따른 후속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