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고 있는 G7 정상회의 폐막 후 전용기 편으로 오후 5시경 히로시마에 도착한 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평화공원)을 방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한 뒤 원폭 희생자를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71년 전 히로시마 하늘에는 죽음이 떨어졌다"고 말하고 한국인 원폭 희생자의 존재도 언급 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원폭 위령비에서 서북쪽으로 약 15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2만여명의 한국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를 방문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나와 오바마 대통령은 2차대전, 원폭 투하 때문에 희생된 모든 사람에게 애도를 표했다"며 "미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세계 사람들에게 희망을 만들어내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다시 한 번 감사한다"고 말했다.
평화공원은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점 바로 옆에 1954년 조성된 곳으로, 약 12만㎡ 면적의 공원에는 원폭 희생자 위령비와 원폭 투하로 철골 골조와 일부 외벽만 남은 원폭돔, 희생자들이 유품 등이 전시돼 있는 원폭자료관 등이 들어서 있다.
현장에는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 대표위원을 맡고 있는 쓰보이 스나오(坪井直·91) 씨와 이와사 미키소(岩佐幹三·87) 씨, 다나카 데루미(田中熙巳·84) 씨 등 원폭 피해자들과 학생, 정치인 등 100명 가량이 자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 직전 이와쿠니(岩國)현에 있는 주일미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이번 일본 방문을 통해) 미·일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 중의 하나임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분들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현장에 집결한 병사들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