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24)가 ‘거함’ 김경태(신한금융그룹)의 추격을 따돌리고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우승했다.
이상희는 22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길이720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최종홀에서 약 2.5m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 그 홀에서 역시 버디를 잡은 김경태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2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3라운드에서 김경태에게 1타 앞선 단독 1위였던 이상희는 최종일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이상희는 4라운드합계 10언더파 278타(67·72·70·69)로, 이날 3타를 줄인 김경태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이상희가 1타 앞선 18번홀(파5)에서 두 선수는 버디 기회를 맞았다. 이상희는 홀까지 약 2.5m, 김경태는 1m 거리였다. 연장전이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이상희는 그러나 쉽지않은 버디퍼트를 홀에 떨구고 승부를 가름했다. 김경태도 버디퍼트를 넣었으나 1타 차이로 연장전에 들어가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 2위 두 차례, 3위와 4위를 한 차례씩 한 김경태는 올해 첫 우승을 노렸으나 대회 통산 세 번째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최종일 챔피언조로 동반플레이를 한 이상희와 김경태의 객관적 전력차이는 컸다. 세계랭킹은 김경태가 45위, 이상희가 561위다. 일본골프투어(JGTO) 시즌 상금랭킹은 김경태가 1위, 이상희가 56위다. JGTO에서 김경태는 통산 12승을 올렸으나 이상희는 아직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상희는 그런데도 ‘선배’ 김경태를 넘어서 약 3년9개월만에 우승 기쁨을 맛봤다.
이상희는 2014년 6월 일본 JGT챔피언십 최종일 선두를 달리다가 11번홀에서 퍼트라인을 눌렀다는 이유로 통한의 2벌타를 받아 2위에 그친 선수다.
그는 또 퍼트라인을 살필 때 옆으로 앉은 후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보는 특징이 있다. 그는“왼 눈이 주안(主眼)이어서 올해부터 그런 습관을 붙였는데 퍼트라인이 잘 보인다”고 말했다.
2주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박상현(동아제약)은 합계 8언더파 280타로 3위, 지난해 챔피언 최진호(현대제철)와 이 대회 최다 우승자인 최경주(SK텔레콤)는 3언더파 285타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