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의 한 주점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30대 남성에게 살인된 20대 여성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인근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에는 추모 메시지가 적힌 형형색색의 쪽지들과 국화꽃들로 가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오후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아 희생당한 피해 여성을 추모했다. 박 시장은 "더 이상 혐오범죄, 분노 범죄, 묻지마 범죄가 없도록 이 병든 세상을 치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모 현장을 보존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이날 오전 8시 30분께 강남역을 방문해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저도 입술을 깨뭅니다"라며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라는 추모글을 남겼다. 이어 사건 현장을 둘러본 뒤 관내 우범지역 등 화장실 전체를 전수조사하고, 남녀 화장실 층을 분리하는 대책을 주문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1시간 30분가량 김씨를 심층 면담하며 심리상태를 분석한 가운데, 내일 한 차례 더 김씨를 면담할 계획이다.
김씨는 1차 면담에서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남자 화장실에 있다가 피해 여성이 여성용 화장실에서 밖으로 나오자 흉기를 사용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원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피의자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있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찰서를 나선 김씨는 마스크를 쓰고 회색 운동복 차림이었다.
그는 범행 동기나 피해자나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저녁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