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백현철 기자 = 강남발 재건축 호재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사업승인 후 2주일간 최고 1억원이 오르는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급등세를 타면서 전체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개별단지로는 지난달 말 사업승인을 받은 개포주공 1단지 36㎡(이하 전용면적 기준)의 경우 지난달 말 7억6500만원에서 사업승인 후 8억5000만원으로 8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지난달 말 8억3000만원 선이었던 42㎡는 2주 사이 9억2000만원으로 9000만원 올랐다.
부촌1번지 압구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2건을 기록하며 주춤했던 압구정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33건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 16일까지 22건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14억4500만원에 거래됐던 현대 14차 84㎡은 5000만원 가량 오른 14억9000만원에 매물이 올라 와 있다.
송파구 재건축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파구 재건축은 최근 5주간 3.82% 오르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승세는 잠실주공 5단지가 견인했다. 지난달 12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던 76㎡은 7000만원 오른 13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조합설립을 추진하는 여의도 목화 아파트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4월 7억원에 거래됐던 89㎡은 이달 9000만원 가량 상승한 7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는 2000년대 중반 보였던 시장 패턴과 유사성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매매가격을 끌어올리고, 이런 움직임이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을 견인했던 현상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6년말 기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3.3㎡당 평균 매매가는 3690만원이었다. 서울 전체 평균이 1698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강남3구 매매가가 전체 평균을 끌어 올린 셈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2000년대 중반 재건축 및 일반 아파트가 오르면 강남권 재건축 분양가가 올라 다시 주택으로 옮겨가는 상승세가 현재 시장에서 보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재건축 일반분양분의 경우 3.3㎡당 평균 4000만원을 마지노선으로 봤으나 이미 4000만원을 돌파했고, 현재는 5000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고가를 경신한 분양가가 재건축 및 아파트 매매가로 옮겨와 가격 상승 기폭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다음달 분양 예정인 개포주공 3단지의 최고 분양가는 4500만원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종전 최고가(4495만원)를 기록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뛰어넘는 가격이다. 서울에서는 올해에만 재건축·재개발 33개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총 3만6146가구 규모 가운데 일반분양은 1만6863가구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강남권에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은 투자한 분양가 대비 시세 차익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라면서 “연초 주택 시장 불안감을 잠재운 강남발 훈풍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