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문화재 사랑…윤장섭 성보문화재단 이사장 별세

2016-05-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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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활동하며 번 돈으로 박물관 건립…문화재 1만5000여 점 사들여

고(故) 윤장섭 성보문화재단 이사장[사진=성보문화재단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광고나 홍보할 돈 있으면 문화재를 한 점 더 구입하는 것이 낫다."

남다른 문화재 사랑으로 유명했던 윤장섭 성보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15일 오후 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개성 출신인 윤 이사장은 1957년 성보실업을 시작으로 유화증권, 서울농약(현 성보화학) 등을 일군 경제인이지만, 기업 활동을 하며 번 돈을 박물관을 세우는데 쓰고 문화재 1만5000여 점을 사들이는 등 '문화재 애호가'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지난 1981년 성보문화재단을 설립했고 이듬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호림박물관을 개관했다. 

고인은 개성공립상업학교 재학 시절 고유섭 전 개성박물관장의 특강을 계기로 문화재에 애착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71년 고미술 중개상인으로부터 '청자상감유로연죽문표형주자'를 구매하며 문화재 수집을 본격 시작했고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황수영 전 동국대 총장, 진홍섭 전 연세대 석좌교수 등과 교류하며 문화재 안목을 키워왔다.
 

고(故) 윤장섭 성보문화재단 이사장[사진=성보문화재단 제공]


고인은 본인이 직접 나서서 고를 만큼 청자를 좋아했는데, 호림박물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호림, 문화재의 숲을 거닐다'에서 "소장자가 값을 부르면 절대 낮추지 않되, 대신 능력이 닿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물건은 깔끔하게 포기한다"라며 자신의 '수집가론'을 밝힌 바 있다. 
 
문화재에 대한 고인의 공로는 지난 2001년 국민훈장목련장, 2009년 은관문화훈장 등으로 인정받았고, 2011년엔 명지대가 국내 최초로 그에게 미술사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도 했다.

이원광 호림박물관 학예실장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수월관음도'는 최근 보물로 지정 예고되기도 했다"며 "윤 이사장은 문화재 수집을 한 순간도 놓지 않았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정윤 여사와 아들 재동(성보화학 부회장), 재륜(서울대 교수), 경립(유화증권 회장)씨, 며느리 오윤선(호림박물관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18일 오전 9시이다.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선영. ☎02-3010-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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