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와의 첫 만남은 화기애애했다.
박 대통령은 13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동에 앞서 청와대 접견실에서 원내지도부를 맞이하면서 차례로 일일이 악수를 하며 덕담과 조언을 건넸다.
먼저 박 대통령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국회에서는 막 이렇게 싸우시는데 실제로는 등단 시인이시라고 맞지요?”라고 물었다.
우 원내대표가 "연세대 국문과 81학번"이라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정치도 좀 시적으로 하시면 어떨까. 잘 풀리지 않을까”라며 “또 대변인만 지금 여러 번 하셨다고, 그래서 말씀을 굉장히 잘하시고...”라고 말을 건넸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잘하진 못하는데 정직하게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저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잖아요. 참 고되고 힘든 자리인데, 뭐 팔씨름도 왕이시라고. 무술 유단자시고"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어려운 일이 있어도 잘 버텨내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정 원내대표는 "의원님들의 총의를 모아서 잘 극복해 내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오랜만에 뵙는다. 국회에서 세 번째로 원내대표 맡으신 거죠"라고 인사를 건네자 박 원내대표는 "3수했다"고 답해 접견실에 다시 웃음이 넘쳤다.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그래서 이런 정책을 풀어가시는 데 거의 달인같이 잘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쌓으신 경험도 많고 경륜도 풍부하시니까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을 잘 풀어서 정말 그 일하는 국회로 국민이 바라는 국회로 이끌어 가는 데 많이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더민주 변재일 정책위의장에게는 "국회에서 여러 번 뵀는데 정책 고민도 많이 하시고. 그런데 중진 의원이 되시면 대개 점잖게 계시는 경우가 많은데 모범적으로 중진이신데도 의욕적으로 활동하신다고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변 정책위의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결국 정책위의장이 됐다"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워낙 정책을 잘하시니깐 그렇게 맡게 되셨는데. 노래 '갈무리'가 애창곡이라고"라고 물었다.
이에 변 정책위의장은 "갈무리 잘하겠다"고 답했고, 박 대통령도 "그래서 갈무리를 좀 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에게 "아주 어깨가 무거우신데 그래도 워낙 정책 전문가시니까 정책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시리라 생각한다. 진돗개를 대단히 사랑하신다고, 저도 진돗개를 좋아하거든요"라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진돗개를 좋아한지) 좀 오래됐다"면서 양옆에 서 있는 변 정책위의장과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의 손을 잡으며 "두 분을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은 김 정책위의장에게 "오랜만이에요. 그때 상임위에서도 바로 옆에 자리 앉으셨고, 그때부터 워낙 말을 잘하시는 의원으로 정평이 나셨는데, 정책위의장을 맡으셔서 아주 날개를 다시게 됐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김 정책위의장은 "짐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근데 유재석씨와 비슷하게 생기셨나요?"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역구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말씀을 하신다"고 화답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유재석씨가 참 진행을 매끄럽게 잘하고 인기가 좋은데, 정책을 끌어가는 것도 잘 매끄럽게 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가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도중 배석한 현기환 정무수석이 "손 한번 안 잡으세요"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손을 잡으면서 "잘 하시라고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는 5분간의 환담을 마친 뒤 오후 3시 1분에 테이블에 착석해 회동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