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십여 명의 러시아 선수들이 정부 주도의 도핑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여기에는 최소 15명의 메달리스트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당시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 책임자였던 그리고리 로드첸코프가 세 가지 금지 약물을 혼합한 칵테일을 자국 선수 십여 명에게 제공한 사실을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포함됐던 선수 중 도핑 테스트에 적발된 이는 없었다. 특히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에서 경쟁국들을 전부 제치고 가장 많은 메달을 땄다.
이에 대해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장관은 “러시아 스포츠에 대한 정보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축했다고 NYT는 전했다.
로드첸코프의 폭로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보고서와 일맥상통한다. 당시 WADA는 러시아 반도핑기구 일부 전문가와 직원들이 자국 육상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복용하게 하고 도핑 테스트 회피를 도왔다고 보고한 바 있다. WADA는 로드첸코프를 러시아에서 실시되고 있는 광범위한 정부 주도 도핑 프로그램의 핵심인물로 꼽았다.
WADA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 로드첸코프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사임을 강요받았고, 그는 신변에 위협을 느껴 미국 LA로 이주했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로드첸코프의 동료였던 전직 반도핑 관리 두 명이 지난 2월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한편 WADA는 현지시간 12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회의를 열고 ‘도핑 위험지대’인 러시아와 케냐에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AP 통신은 러시아와 케냐 선수들이 육상 경기에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케냐 육상의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는 오는 6월 18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이사회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