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금감원 임원 재취업 챙겨주는 금융위

2016-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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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이은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오는 6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 자리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3월 말 임기가 끝난 김원대 유가증권시장본부장 후임이다. 으레 금감원 출신은 업무 특성을 감안해 거래소 시장감시위에 국한돼 재취업을 해왔다. 반면 이은태 전 부원장보가 거래소 최대 시장기구인 유가증권시장본부로 간다면 그나마 지켜온 룰마저 깨는 것이다.

이번 인사 배경으로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인 그는 이은태 부원장보와 동문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정찬우 전 부위원장은 물러난 지 얼마 안 돼 여전히 막강한 입김을 자랑한다"며 "그가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이은태 부원장보를 추천했고, 결국 받아들여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새로 출범한 2009년 이후 20명이 넘는 낙하산을 받았다. 1990년대 말부터 보면 40명에 맞먹는다. 기획재정부 출신(모피아)이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를 보면 정피아로 불리는 정치인 출신이 4명, 금감원 3명, 기획예산처 2명, 감사원은 1명이다.

금융위는 다른 금융업권에서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노조는 최근 송재근 현 금융위 과장을 협회 전무로 앉힌다는 소문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금융당국은 부당한 외압을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이에 비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015년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 퇴직자가 취업할 때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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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노조는 정부에서 거래소를 지주로 전환하면 낙하산 인사가 전방위에 걸쳐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정부가 2015년 초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해제하면서, 사기업으로 분류하는 대신 정부업무위탁수행기관이라는 꼬리표를 남긴 것도 문제다. 공직유관단체로 유지해 언제라도 낙하산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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