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이은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오는 6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 자리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3월 말 임기가 끝난 김원대 유가증권시장본부장 후임이다. 으레 금감원 출신은 업무 특성을 감안해 거래소 시장감시위에 국한돼 재취업을 해왔다. 반면 이은태 전 부원장보가 거래소 최대 시장기구인 유가증권시장본부로 간다면 그나마 지켜온 룰마저 깨는 것이다.
이번 인사 배경으로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인 그는 이은태 부원장보와 동문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정찬우 전 부위원장은 물러난 지 얼마 안 돼 여전히 막강한 입김을 자랑한다"며 "그가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이은태 부원장보를 추천했고, 결국 받아들여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다른 금융업권에서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노조는 최근 송재근 현 금융위 과장을 협회 전무로 앉힌다는 소문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금융당국은 부당한 외압을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이에 비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015년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 퇴직자가 취업할 때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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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노조는 정부에서 거래소를 지주로 전환하면 낙하산 인사가 전방위에 걸쳐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정부가 2015년 초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해제하면서, 사기업으로 분류하는 대신 정부업무위탁수행기관이라는 꼬리표를 남긴 것도 문제다. 공직유관단체로 유지해 언제라도 낙하산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