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이 결국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롯데마트가 피해자 사과와 보상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나온 홈플러스 대표이사의 공식입장이다.
하지만 이날 김 사장의 사과를 본 느낌은 이른바 '영혼'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등 떠밀려 사과를 한다는 느낌이 가득했다. 지난 18일 롯데마트는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김종인 대표가 언론에 직접 나서 피해자들과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이날 김 사장의 멘트로 기억에 남은 것은 '독립적, 객관적, 4개월' 뿐이다.
김 사장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보상과 관련한 질문에 "취임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마음 아픈 사건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홈플러스 측 외에 의학전문가 등 사회 각층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기구를 설치하고 정부기관과 협의해 원만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보상과 관련한 다른 질문이 나와도 로봇처럼 똑같은 답을 되풀이했다. 한결같이 "취임 4개월, 독립적이고 중립적이며 객관적인…"이라는 말로 모든 답을 했다.
그렇다고 준비된 말이 구체적이지도 않다. 전담기구 설치말고는 보상금 규모와 시기는 물론 구체적인 사안이 없어 내용마저 부실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사과는 물론 보상 약속도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물타기식 사과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내놓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해법에 관심을 크게 모았다. 더구나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다보니 궁금증은 더욱 커져갔다.
하지만 취임한 지 4개월밖에 안된 김 사장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기대한 자체가 잘못이었나보다. 김 사장은 P&G 아세안 총괄 사장 출신으로 지난 1월 홈플러스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 이후 4개월간 점포를 돌면서 한국 고객을 분석하고 대고객 전략을 공부했다. 하지만 아직 땅에 떨어진 신뢰를 얻는 공부는 못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