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발행으로 돈보따리를 풀었던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카드를 다시 꺼냈다.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인민은행이 25일 18곳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MLF를 통해 2670억 위안(약 48조8000억원) 자금을 공급했다고 26일 보도했다. 3개월 만기로 1010억 위안, 6개월 만기로 1660억 위안의 유동성이 주입됐다. 이자율은 각각 2.75%, 2.85%로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1800억 위안 규모 7일물 역레포도 발행했다.
인민은행이 다급하게 시장에 유동성을 주입에 나선 것은 이달에 5510억 위안 규모의 MLF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화신망(和訊網)은 25일 보도를 통해 "만기 도래에 따른 시중 자금 경색을 우려해 인민은행이 돈을 풀고 있다"면서 "아직도 자금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최근 외국환평형기금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로 이를 채우기 위한 위안화가 필요하고, 올해 처음 도입된 은행 거시건전성평가(MPA) 대비에 따른 은행의 자금공급 감소 등이 시중 유동성 경색 우려의 이유로 꼽혔다.
일각에서는 조지 소로스 등 해외 헤지펀드 환투기 세력이 위안화 약세를 노린 2차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민은행이 방어체제에 돌입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홍콩 대공망(大公網)은 최근 조지 소로스가 "중국 경제 상황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당시와 무서울 정도로 흡사하다"고 밝히면서 환투기 세력이 다시 움직일 조짐을 보였다고 26일 보도했다.
환투기 세력이 위안화 약세를 노리고 위안화 공매도에 나설 경우 인민은행은 보유 달러를 시중에 파는 방식으로 방어에 나서게 된다. 이는 유동성 흡수를 초래해 단기적으로 시중 유동성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돈주머니를 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환투기 세력의 공습에 인민은행은 역레포, MLF, 단기유동성조작(SLO), 담보보완대출(PSL) 등 다양한 시장수단으로 엄청난 액수의 유동성을 시장에 푼 바 있다.
인민은행의 계속된 유동성 공급의 배경과 상관없이 시장은 이를 마냥 반기지 않는 눈치다. 우선 이미 상당한 액수의 자금을 풀어 이달 내 기준금리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여기다 위안화 환율 절하 등 환리스크까지 증가하면서 중국 증시 하락세도 부추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