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의 순례자 최순우 회고전…'최순우가 사랑한 전시품'

2016-04-2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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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오는 26일부터 상설전시관에서 최순우 탄생 100주년 전시회 개최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6일부터 올 연말까지 상설전시관에서 최순우 탄생 100주년 기념 프로그램 '최순우가 사랑한 전시품'을 진행한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평생 한국의 미(美)를 탐색하는 데 천착했던 고 최순우(1916~1984)를 회고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오는 26일부터 올 연말까지 상설전시관에서 최순우 탄생 100주년 기념 프로그램 '최순우가 사랑한 전시품'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순우가 아끼고 좋아했던 작품들을 그의 글과 함께 선보인다. 
최순우는 '한국미의 순례자'라고도 불리지만 박물관을 발전시키는 데 헌신했던 미술사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945년 개성시립박물관을 시작으로 일생 동안 문화재 수집, 조사, 연구, 전시, 교육 등에 공을 들였다. 한국전쟁 중에는 우리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우리 문화재의 반환을 위해 애쓰기도 했다. 그가 나서서 성공시킨 '한국미술오천년전'과 같은 국외순회전은 한국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독자성을 널리 알렸다는 평을 받았다.
 

물가풍경무늬 정병. 최순우는 이를 두고 "맵자하다"(꼭 맞게 어울려 맵시가 있다)고 표현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최순우는 수사적 어휘나 문학적 비유 등으로 관람자의 상상력을 확장하는데, 가령 물가풍경무늬 정병은 "맵자하고"(날씬하고 세련된 모양), 인삼잎무늬 매병의 바탕색은 "철채유의 깊은 맛이 마치 돌버섯과 이끼를 머금은 태고의 검은 바위 살결"과도 같다고 묘사했다.

특히 우리 도자에 대한 그의 심미안은 분석적이고 탁월했다. 그는 분청사기의 추상무늬와 물고기무늬에서 기교를 부리지 않은 소박한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라 20세기 화가들의 소묘 등 근대적 감각을 읽어냈고, 달항아리의 흰빛과 완벽하지 않은 원의 조형을 '우리 민족의 어진 마음'에 빗대기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최순우의 글을 읽으면 그가 발견한 순응, 담조, 해학, 파격, 소박, 품격, 조화의 미에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게 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가 이야기한 한국의 미를 곱씹어 보고, 한국의 멋과 향을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18일에는 프로그램 연계 특별 강연으로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최순우 선생의 박물관 사업과 한국미술사 연구의 의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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