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은 25일 중국 선전의 젠존GC(파72)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총상금 280만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타를 줄였다.
이수민은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66·65·70·71)를 기록, 요스트 루이튼(네덜란드)과 브랜든 스톤(남아공)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상금은 41만2353유로(약 5억3000만원)로 그가 지금까지 만져본 상금 중 최다액이다.
그는 우승 직후 “행복하고 흥분된다. 나와 내 골프 인생에 큰 획을 그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 우승은 이수민을 세계 골프계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민은 2018년까지 유러피언투어에서 뛸 수 있는 투어카드(시드)를 받았다. 세계랭킹은 지난주 128위에서 75위 안팎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오는 8월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김경태(랭킹 62위·신한금융그룹) 최경주(랭킹 101위·SK텔레콤)와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올림픽 남자골프에 한국은 두 명이 나간다. 안병훈(CJ)이 1순위에 올라있고, 나머지 출전 티켓 하나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이수민은 지난해 말 유러피언투어를 노크했고, 이번 대회가 여섯 번째 출전이다. 지난해 10월 처음 출전한 UBS 홍콩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올라 주위를 놀랬다.
지난 2월 메이뱅크 챔피언십 말레이시아에서는 최종일 15번홀까지 2타차 선두를 달리던 중 마지막 세 홀에서 더블보기 2개를 쏟아내며 공동 2위에 그친바 있다. 이번 우승으로 그 아픈 기억을 말끔히 씻었다.
이수민은 이번 대회 초반 52개홀 동안 ‘노 보기’ 플레이로 선두를 달려 주목받았다. 경기가 중단된 4라운드 중반 한 때 선두 자리에서 내려갔으나 막판 집중력을 발휘, 유러피언투어 첫 승 물꼬를 텄다.
이 대회는 악천후와 그에 따른 일몰로 몇 차례 순연된 바람에 제일정보다 하루 늦은 25일 오전 끝났다. 특히 24일엔 경기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이수민은 “오히려 그것이 도움이 됐다. 그럴 때마다 내 골프에만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수민은 24일 일몰로 4라운드가 중단될 즈음 13번홀까지 중간합계 14언더파로 공동 선두였다. 25일 잔여경기 재개 후 16번홀에서 4.5m 거리의 버디퍼트를 넣어 단독 선두가 됐고 17번홀(파5)에서 2온 후 이글퍼트를 성공하며 판을 가름했다.
이수민은 국가대표 시절인 2013년 KPGA투어 군산CC오픈에서 우승했고 2014년 7월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 데뷔 후 2015년 6월 다시 군산CC오픈에서 우승했다. 아마추어와 프로 신분으로 같은 대회를 제패한, 보기드문 사례다. 그는 프로로 전향한 후 이번 대회에서 국내외 통산 2승째를 거뒀다.
이수민은 지난해 5월 BMW PGA챔피언에서 우승한 안병훈 이후 약 11개월만에 유러피언투어에서 우승한 한국선수가 됐다. 한국선수가 유러피언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아홉번째이고, 선수로는 이수민이 일곱번째다. 이수민은 2010년 노승열(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역대 둘째로 어린 나이에 유러피언투어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세계랭킹 4위 버바 왓슨(미국)은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8위, 양용은은 1오버파 289타로 커트를 통과한 70명 가운데 공동 54위를 각각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