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1금융권의 대출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으로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2월부터 수도권에 주택담보대출의 소득 심사를 강화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적용한 뒤, 지난 1~2월 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252조 8561억원으로 2003년 1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달 2일부터 지방에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2금융권으로 몰리는 고객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이용 고객의 대부분이 서민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고, 이는 국내 경제 전반을 심각하게 위협할 '화약고'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에 따르면 부림저축은행의 연이율 최고금리는 12%, 아주 11.55%, 안국 10.5%, 대명 9.9%, 인천 9.5%, 세종 9.5%, 고려 9.4%, KB 9.3%, 0K 7% 등에 달했다.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 공시된 1금융권의 2월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인 2.99%에 비하면 금리가 무려 3~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전세담보대출 역시 동양저축은행의 경우 연이율 최고 금리가 20%에 달할 정도로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신용대출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저축은행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IBK가 12.82%로 가장 낮고, JT친애·HK·웰컴·현대·아주·OK·스타·인성 등은 20%대 중후반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사실상 대부업 금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에 정부가 대안없이 1금융권의 대출을 봉쇄하는 바람에 서민들이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1금융권의 대출 장벽을 높이다 보니 2금융권으로 몰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저축은행의 금리는 법적 최고 한도에 육박하기 때문에 서민들이 대부업을 이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대표는 "서민의 금융 수요에 대한 대책이 없어 서민고가 지속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안이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