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에서 '마라톤 전도사'로 불리는 톈퉁성(田同生 63) 씨. 50세가 넘어서 뒤늦게 마라톤을 시작한 톈 씨는 도쿄·보스톤·런던·베를린·시카고· 뉴욕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6개 마라톤 대회를 모두 완주해 중국인 60세 이상 노인으로서는 최초로 '월드 마라톤 메이저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런던 마라톤 대회에도 톈 씨는 30명을 이끌고 그룹으로 참가했다. 올해는 톈씨네 팀을 포함해 중국인 150명이 런던 마라톤 대회를 뛰었다. 전체 참가자 수가 5만3000명임을 감안하면 중국인의 비중은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인들이 ‘마라톤’에 꽂혔다. 국내 마라톤 대회 붐을넘어서 이제는 해외 마라톤 대회까지 참여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는 것. 앞서 열린 호주 골드코스트 국제 마라톤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중국인 참가자는 2년간 9배가 늘었다.
중국 대륙엔 지난해부터 마라톤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중국육상협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 국내 마라톤 대회 개최 건수는 지난 2011년 22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120개 이상으로 늘어나더니 올해엔 전국적으로 200개가 넘는 마라톤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 해 열린 상하이 마라톤 대회는 2만3000명 참가인원 자격을 두고 10만명 이상이 몰려 결국 추첨제로 참가자를 선별했는가 하면, 베이징의 한 하프마라톤 대회 웹사이트 신청은 접속자가 폭주해 몇 시간만에 마감되는 일도 벌어졌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좋아하는 운동으로 달리기를 꼽았다. 달리기 운동을 즐기는 인구와 관련 용품 소비도 늘면서 지난해 달리기 운동 인구 1인이 관련 용품 구매를 위해 지출한 비용은 평균 비용은 3601위안(약 63만원)에 달했다
장린(張霖) 닐슨 중국사업부 부총재는 "전국적으로 마라톤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은 중국 경제의 고속발전과 중산층이 점차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게 중국인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으로 번지기 시작했다고도 전했다.
향후 중국 마라톤 산업이 팽창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닐슨에 따르면 중국인 인구는 미국의 4~5배지만 미국의 마라톤 인구 수가 중국의 7~8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