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20대 국회 6인의 중국통

2016-04-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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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 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거결과 300명의 당선자들이 탄생했다. 이 중 중국에서 공부를 했거나, 중국에서 일을 했던, 이른바 '중국통'이라고 불리는 인물은 모두 6명이다. 미국통 국회의원에 비하면 한참 적은 숫자기에, 더욱 가치가 빛난다.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상으로도 한중관계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으며, 정치인들간의 교류 역시 무게감을 더해가고 있다. 이들 6인은 한중 정치인외교는 물론 민간외교를 원활히 하고, 경우에 따라 한중갈등을 조율하는 역할까지도 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6인의 당선자는 가나다 순으로 초선인 김영호 당선자(더민주, 서대문을), 5선의 박병석 의원(더민주, 대전 서구갑), 초선의 박정 당선자(더민주, 경기 파주을), 4선인 송영길 당선자(더민주, 인천 계양을), 3선의 조원진 의원(새누리, 대구 달서병), 재선에 성공한 하태경 의원(새누리, 부산 해운대기장을) 등이다.

여권의 명실상부한 '중국통'으로 상하이 총영사를 지냈던 구상찬 전 의원과 법무법인 태평양의 상하이사무소 수석대표로 일하다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오기현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 두 명은 높은 중국전문성을 바탕으로 큰 활약이 예상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20대 국회를 빛낼 6명의 중국통 당선자를 소개해본다.

◆대한민국 대표 중국통 조원진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 가장 대표적인 중국통은 조원진 의원이다. 대구 달서구병에서 3선에 성공한 조 의원은 능숙한 중국어를 바탕으로 한중 의원외교에 최전선에 서왔다.

그는 1990년대 대우그룹 자동차기획팀 부장직위로 4년간 중국에서 근무했다. 당시 중국의 부총리나 장관의 비서진들이 그의 업무파트너였다. 대우시절 근무경험을 살려 2001년 베이징에서 무역컨설팅사업을 시작했다. 이 기간동안 베이징 재중한국인회 부회장과 세계한국한인무역협회(OKTA) 베이징지회 지회장 등을 지냈다. 오랜 중국 근무기간동안 쌓은 인맥은 그의 힘이다.

조의원은 2008년 귀국해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이번에 3선에 성공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시절 특사로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면담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 한중 의원교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최일선에 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중국통인 조원진 의원은 당내 요인의 중국방문에 필수적으로 동행해야 하는 인물"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회 중국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로 일하고 있다. 새 국회가 개원한 후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영어학원 CEO 출신 중국통 박정

두번의 낙선을 딛고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3선의 황진하 의원을 누른 박정 당선자는 향후 활동이 기대되는 중국통 중 한명이다. 파주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이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박정어학원을 창업해 사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2004년 정치권에 영입된 후 참여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부터 그는 중국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한(武汉)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이 대학에서 객좌교수로 활동하면서 중국 네트워크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2014년 한중관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의 ‘4생결단 코리아’라는 책을 발표했다. 이 책을 내기 위해 그는 줄기차게 중국을 오가며 중국의 석학과 언론인, 관료집단을 만나며 학식과 저변을 넓혔다.

중국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2013년부터는 새정치민주연합 국제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더불어민주당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베이징대학에서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석박사생들 100명을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에서 남북철도연결의 필요성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국제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남북관계 정상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남북철도연결"이라고 제안했다. 박 당선인은 당선일성으로 "한중관계 강화와 이를 통한 한반도 안정을 꾀하는 정치를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1982년부터 이어진 중국인연 박병석

대전 서구갑에서 내리 5선에 성공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일보 홍콩특파원 출신이다.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중국을 가장 잘 아는 의원으로 평가받는 인물 중 한명이다. 1982~1983년에는 대만 정치대에서 유학하며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85∼1990년 5년 간 홍콩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특히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신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50여일간 베이징 현지 취재를 성사시켰던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중국 방문을 공식 수행하며 중국통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그는 2011년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와 함께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해 중국의 지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2014년에는 본인이 특파원생활을 했던 홍콩을 방문해 1국2체제와 한국통일 문제와 경제교류 심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그는 의정활동 기간 중 적극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정치인들과 교류를 이어왔다.

◆중국 굴기 목격한 송영길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송영길 당선인은 16대, 17대, 18대 총선에서 인천 계양구 지역구에서 내리 3선했다. 2010년 인천시장에 당선됐고,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재선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낙선 후 그는 지체없이 방문학자 신분으로 황해바다를 건넜다.

그는 칭화(淸華)대학과 대만정치대학에서 양안관계를 1년간 연구했다. 칭화대는 2014년 1월 송 당선인이 방문해 칭화대 인천분교 설립을 위해 총장과 면담한 인연이 있다. 양안관계를 남북관계에 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모색이 주요 연구방향이었다. 이와 함께 남북통일 과정에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1년간 중국내 다양한 학자, 외교관 등과 교류했다. 당시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해, 회화수준이 상당히 높다.

2015년 7월 귀국한 송 당선인은 인천에서 '송영길의 중국이야기'라는 주제로 시민당원을 상대 1년간의 유학경헙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성장세를 설명했다. 4선의원에 인천시장 경험을 지닌 그에게 ‘중국통’이라는 경쟁력이 더해진 것.

◆하태경, 북중관계 활약기대

1968년 출생으로 재선에 성공한 하태경 의원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중국 지린(吉林)대학에서 세계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특히 탈북자와 북한인권운동에 관심이 높다. 박사과정을 시작하기 전 6개월동안 지린성에서 탈북자들을 집중 인터뷰하며 문제의식을 높였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기간 그는 한반도 통일과 중국의 역할에 대한 연구도 병행했다.

2005년 12월부터는 열린북한방송을 만들어 북한으로 단파라디오를 송출했다. 중국생활 중 쌓아온 지린성의 조선족 동포들과 탈북자들과의 네트워크가 기반이 됐다. 2012년 새누리당 공천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선되자 마자 그는 새누리당 북한인권 및 탈북자납북자 위원회 위원장에 올라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그는 지난해 메르스(MERS)가 창궐했을 때 중국에 대한 인연과 호감도를 바탕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관광객 유치행사를 주도하기도 했다.

◆젊은피 중국통 김영호

서울 서대문을에서 두번의 낙선을 겪은 후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김영호 당선자는 과거 '리틀DJ'로 불렸던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이다. 과거 두번의 선거에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게 패했지만, 이번에는 9% 포인트 차로 낙승했다. 

그는 북경대학교 국제정치학 학사, 서강대학교 중국학 석사를 졸업했다. 중국 옌타이(煙台)대학교 객좌교수를 지낸 경력이 있는 중국통이다. 때문에 그는 당내에서 대중관계 분야에서 활동하겠다는 포부가 있다. 그는 “국회에서 중국전문가로 통일대한민국을 이루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는 출마일성을 내기도 했다.

그는 박정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중국과의 철도연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가좌역을 중국과 이어지는 철도의 종착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북한의 철도를 개방시켜 일단 하차없이 문산·개성·평양·신의주·단둥까지 530km 통과해 중국으로 바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일 1단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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