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국내 건설사들이 지속되는 저유가에 울상이다. 저유가에 따라 재정수입이 크게 감소한 중동지역 국가들이 계약을 지연하거나 공사를 중단하는 사례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월 중순 UAE 국영석유회사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의 자회사인 타그리어(TAKREER)가 발주한 POC(Process Offshore Crude, 중질유 처리시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최저가 입찰)로 선정됐으나, 발주처가 계약을 미루면서 아직까지 LOI(투자의향서)조차 받지 못했다. <본지 4월 25일자 2면 단독보도>
EPC(설계·구매·시공) 턴키 계약 방식인 이번 프로젝트는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지난해 4월 입찰 공고 이후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건설사들이 뛰어들며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으나, 실제 계약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계약이 장기간 지체되면서 일각에서는 발주처가 사업을 올 하반기 또는 내년으로 연기하거나, 중단 혹은 축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UAE는 지속되는 저유가에 따른 재정수입 감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발주를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UAE 타카몰이 발주한 10억달러 규모의 아로마틱스 콤플렉스 포르젝트 역시 국내 건설사들이 대거 뛰어들었으나, 최근 사업이 최종 연기됐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금융지구’ 공사가 현재 70% 공정 상태에서 중단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 최대 건설사 빈라덴그룹과 공사 프로젝트 매니저인 알 라야드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공사 중단 이유는 킹압둘라 금융지구 주요 투자사인 사우디 국민연금 관리기관 PPA가 대금 지급을 늦췄기 때문이다.
PPA는 빈라덴그룹과 알 라야드 측에 “두 달 내에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한 상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속되는 저유가에 중동국가들의 재정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올해도 발주처 사정으로 인한 계약 지연 및 공기 연장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