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성결혼 물결에 90세 전직 유명 정치인도 합류

2016-04-25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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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해로 부인과 사별 후 40세 남성과 결혼 발표

[사진=데일리메일 동영상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 이후 전국에서 공식적인 동성 부부의 결혼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인과 사별한 90세의 전직 유명 정치인이 동성결혼 사실을 공개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해리스 워포드 전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의 '다시 사랑을 찾아서, 이번에는 남자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워포드 전 의원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민권담당 특별 보좌관과 흑인 인권운동가인 고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막후 고문을 지냈으며, 2008년 대선 당시에는 버락 오바마 후보의 펜실베이니아 지역 책임자를 맡아 미 정가는 물론 지역 사회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기고문에서 워포드 전 의원은 4월 30일 자신보다 무려 50세가 어린 남성 매튜 찰턴과 결혼식을 올린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기고문에서 "48년을 함께 살아온 부인 클레어가 1996년 백혈병으로 사망했을 때 다시는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5년 후 다시 운명 같은 사랑이 찾아왔다"고 적었다.

동성 애인과의 사랑에 관해 그는 "2001년 플로리다주 휴양지 포트-로더데일의 한 해변에서 우연히 찰턴을 만났고 그의 호기심 많은 태도와 사려 깊은 태도에 반했다"면서 "미국 내는 물론 유럽까지 여행을 같이 다니면서 훌륭한 친구가 됐고 처음의 감정적 불꽃이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으로 발전했다. 클레어 이외에 이런 식의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워포드 전 의원은 "3년 전 자식들에게 매튜와의 관계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했으며 매튜의 가족들도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들였다"면서 "미 대법원이 '결혼은 태어난 성이 아니라 사랑에 기반을 둔 것'이라며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그런 시대에 새로운 사랑을 찾게 돼 아주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한 후 여전히 미국 사회에서 이 문제로 인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일리노이주의 웨딩홀 주인이 동성결혼식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 법원으로부터 약 8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기독교 신자들을 중심으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이들과 정부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방대법원은 지난 3월 7일 자식을 입양한 동성 부부의 친권을 전국적으로 허용하라는 결정을 함으로써 동성결혼 합법화 분위기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연방대법원 판사 8명은 이날 동성 부부의 친권을 인정하지 않은 앨라배마 주 대법원의 판결을 만장일치로 뒤집고 나서 '모든 주는 동성 부부의 입양·양육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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