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백수현 한국표준협회 회장이 21일 "한국표준협회는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기관으로 출범한 이래 한결같이 고품질의 인증 심사를 고집해 온 저력과 자부심으로 ISO 9001 인증심사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ISO 9001 인증이 7년 만에 개정된 것을 기점으로 국제인증 시장에 대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한국표준협회가 기업과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프리미엄 ISO 인증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러나 지난해 ISO 9001의 2015년 개정판 발간을 계기로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 기관의 인증을 요구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대표적 인증기관인 표준협회는 신뢰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제적 수준의 ISO 9001:2015 인증심사를 자신하는 한편 안전, 자산관리, 에너지 등의 신규 인증부문에서도 고품격 인증서비스를 공언했다.
백 회장은 ISO 9001:2015의 개정 배경은 ISO 인증이 기업 활동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증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ISO 9001 2015년 판 개정내용이 까다롭고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요 내용은 리스크 매니지먼트 계획을 수립·실행한다면 지속 가능 경영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정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경영에 접목한다면 경영능력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백 회장은 2015년판 인증으로 전환하려는 기업들의 어려움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백 회장은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 인증기관을 선택해야 한다"라며 "시장의 혼란을 줄이고 개정판이 요구하는 항목을 인증기업의 품질경영 시스템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인증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백 회장은 한국표준협회가 ISO 인증시장의 난맥상 속에 형성된 역기능을 바로잡아, 기업 활동은 물론 국가경쟁력 제고와 국민의 일상생활의 질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인증 심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한국표준협회는 인증기관의 선두 주자로서 독보적인 고객 서비스 제고, ISO 9000 및 14000인증의 품질 향상은 물론, 신규인증 적극적 개발 및 보급에도 힘써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사회적 자산과 산업체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엔지니어링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춘 ISO 55000 인증을 아시아권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자산에는 도로·공항 등 사회기반자산과 기업의 생산활동에 사용되는 공장·설비 등 산업자산이 있으며, 자산관리란 설계에서 취득, 운영, 정비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체계화한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협회의 역량을 집중해 '안전'을 핵심 사업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백 회장은 "성수대교 붕괴, 불산 누출사고 등 대형 참사가 계속되는 원인은 체계적인 안전 관리가 부실해 생긴 일"이라며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관리'가 화두로 떠오른 사회분위기를 반영, 올해는 사업연속성(BCP:Business Continuity Plan) 과 관련한 사회 안전-비즈니스 연속성 경영시스템(ISO 22301) 인증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CP는 미국 테러사건 후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한 만큼 재난발생 등의 리스크 발생시 핵심 업무 기능을 복구해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백 회장은 "올해 3월 범국가적으로 안전문화운동 중앙추진협의회가 발족했고, 10월에는 ISO 45001(안전보건경영 시스템)이 발효될 예정"이라며 "ISO 45001은 명실상부한 국제표준으로서 국가와 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ISO 45001 제정에 대비, 이미 상당한 논의와 준비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이에 한국표준협회도 안전진단 및 안전인증 등 안전관련 사업에 대비해 전문가 발굴 등 안전 관련 사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표준협회가 역점을 두고 있는 신규인증 분야는 온실가스·에너지 관련 검증, 인증 및 평가 사업과 ISO 50001(에너지경영 시스템) 인증기관으로서의 역할이다.
한국 표준협회는 세계 196개 국가가 참여한 'COP21 Paris' 기후변화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37%의 온실가스 감축을 결정하기 전부터 표준협회는 에너지 관련 검인증 사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고 설명한다.
백 회장은 "안전, 에너지, 환경, 품질은 기업활동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과 국가를 '지속가능' 하게 하는 기반 요소이기도 하다"라며 "한국표준협회가 고품질의 인증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하는 순기능을 수행함은 물론 '글로벌 수준에 맞는 회복력(리질리언스·resilience)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 구축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