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책임형 CM 공공부문 첫 시행…내달 시범사업 선정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해외 선진 발주방식인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이 올해 공공부문 최초로 시행된다. 건설사가 세부 공종별로 물량과 단가를 산출해 입찰에 참여하는 '순수내역입찰제'도 2007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시범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산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 가운데 시공책임형 CM 및 순수내역입찰제 방식의 시범사업 대상을 선정하고, 올 3분기 내 발주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시공책임형 CM은 시공사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노하우를 미리 반영하고, 설계가 종료되기 전 발주자와 협의한 공사비 상한(GMP) 내에서 책임지고 공사를 수행하는 제도다. 국내 민간부문에는 적용된 바 있다.

설계와 시공이 분리된 기존의 단순 도급방식은 잦은 설계 변경과 공사비 초과, 공기 지연 및 이로 인한 분쟁 증가 등을 야기했다. 공사 규모가 점점 대형화되면서 우려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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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시공책임형 CM이 도입되면 3차원(3D) BIM 등을 활용한 가상시공을 통해 설계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계 오류와 재시공 등이 감소하고, 발주자의 정확한 요구를 미리 설계에 반영해 변경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발주자는 시공사와 공사비 상한 설정 후 계약을 체결해 향후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한 공사비 증기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계약방식에 따라 발주자와 시공사간 공사비 절감분 공유도 가능하다. 공사비 내역은 사후 정산과정에서 발주자에 공개된다.

건설사의 견적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순수내역입찰제도 시범사업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는 발주자가 정한 물량내역(자재량)과 시공법을 토대로 건설사가 단순히 단가만 기재하는 내역입찰제가 발주자의 실질심사를 어렵게 한다는 비판에서 비롯됐다. 특히 내역입찰제에 익숙한 국내 건설사의 수주관행은 견적능력 저하로 이어져 최근 해외공사 손실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국토부는 순수내역입찰제 시행으로 업체 간 견적능력에 기반한 기술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건설사와 발주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참고용 물량내역서 배포, 수정 허용범위 조건 부여 등을 병행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LH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산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올 3분기 내 발주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대상 및 사업자 선정방식 등은 관련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 확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성과평가를 통해 모범사례는 다른 발주기관과도 공유하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필요 시 계약법령에도 반영할 계획"이라며 "건설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공공입찰시장 변별력을 강화하고, 부실기업은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시장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