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석권’ 안철수, 대권가도 날개…두 개의 암초 남았다

2016-04-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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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을 일주일 앞둔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호남의 선택을 받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의 최대 승자다. 국민의당은 4·13 총선에서 총 38석(지역구 25석·비례대표 13석)을 차지,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총 28석 가운데 23석을 석권하면서 호남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독자적 제3당이 출현하기 힘든 소선거구제하에서 안 대표가 ‘허허벌판에 혈혈단신으로’ 나서 16년 만에 거대 양당 체제에 균열을 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안 대표의 차기 대권 가도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安, 정책행보 가속화…“정치·정권 바꿀 것”

안 대표는 14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4·13 총선 결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녹색바람을 만들어주셨고 국민의당이 국회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해주셨다”며 “이번 선거는 정치인들의 승리가 아니라 위대한 국민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는 진정한 대변자로 일신(日新) 또 일신해가겠다”며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치로 국민 여러분께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전 약속한 △국회 4·13 공약평가이행추진특별위원회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 등의 구성을 촉구하며 정책행보에 속도를 냈다.

이는 4·13에서 거대 양당을 비토하는 중도 무당파의 지지를 확인한 만큼, 민생 어젠다 확보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관전 포인트는 향후 안 대표의 행보다. 이번 총선에서 안 대표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받았다. ‘호남 없이 대권 없다’는 야권의 승리 방정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선거혁명을 이뤄낸 것이다.
 

국회 본청. 호남의 선택을 받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의 최대 승자다. 국민의당은 4·13 총선에서 총 38석(지역구 25석·비례대표 13석)을 차지,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수도권 확장성 한계…노선투쟁 불가피

국민의당의 38석은 15대 총선(1996년)에서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이끈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획득한 50석 이후 원내 제3당이 얻은 최다 의석이다. 또한 국민의당은 ‘교차투표’가 선거변수로 작용하면서 정당득표율에서 26.74%를 기록, 25.54%에 그친 더민주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안 대표는 더민주를 비롯해 재야세력, 범야권 지지층의 단일화 압박에도 불구하고 독자노선을 고수, 독자적 제3당 구축을 오롯이 자신의 브랜드로 만들었다. 신당 출현이 야권분열로 귀결할 것이란 애초 예상을 깨고 ‘보수층 갈라치기’ 효과를 꾀한 셈이다. 안 대표로선 당분간 ‘안철수식 독자노선’을 통해 제3당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계점도 노출했다. 국민의당은 대선 승부를 가르는 캐스팅보트(casting vote)인 수도권에서 2석에 그쳤다. 호남발(發) 녹색돌풍의 수도권 북상이 실패로 돌아갔다. ‘호남 자민련’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향후 당내 이념·노선 투쟁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민의당은 차기 대선주자인 안 대표를 비롯해 호남에서 천정배 공동대표와 정동영 당선인이 20대 국회 진입에 성공했다. 당내 대선 삼각 축 간 경쟁이 조기에 가열될 경우 중도 노선의 안 대표와 진보 노선의 천 대표 등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당 호남 승리의 원인은 결국 호남 내에 존재하는 더민주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심판”이라며 “안 대표의 정치 시험대는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첫 시험대는 노동 관련법 등 쟁점법안 처리가 될 전망이다. 
 

[그래픽=김효곤 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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