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오만한 與’ 심판…野 지지층, 전략적 교차투표로 승리 이끌었다

2016-04-14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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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수도권’, 국민의당 ‘호남’서 웃었다…이명박근혜 정권에 대한 레드카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국민의당의 호남 대승으로 안 대표의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경제 심판론도 정치 심판론도 절반씩 통했다.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 양 심판론을 뒷받침한 범야권 지지층이 절묘한 ‘전략적 교차투표’로 새누리당의 야당 심판론을 무력화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국민의당은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 각각 승리해 16대 국회(2000~2004년)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었다. 

이는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는 보수정권 8년에 대한 심판이자, 새로운 정치변혁의 태동을 바라는 민심이 표출된 결과로 분석된다. 신(新)성장동력을 잃은 한국 경제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민심의 요구와 새 정치에 대한 태동을 바라는 민심이 박근혜 정권에 ‘레드카드’를 내린 셈이다.
애초 정치권 안팎에선 일여다야(與小野大)에 따른 야권표 분산으로 새누리당의 어부지리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7일) 마지막 여론조사의 전체 판세도 새누리당의 과반에 청신호를 켰다.

실제 투표 결과는 달랐다. 더민주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뒀다. 40대·화이트칼라와 더불어 선거의 캐스팅보트(casting vote)인 수도권에서 대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여권 텃밭인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서도 이변을 일으켰다.
 

국회 본청. 경제 심판론도 정치 심판론도 절반씩 통했다.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 양 심판론을 뒷받침한 범야권 지지층이 절묘한 ‘전략적 교차투표’로 새누리당의 야당 심판론을 무력화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국민의당은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 각각 승리해 16대 국회(2000~2004년)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대승, 최대 승자가 됐다. 민주화의 성지인 호남에선 제1야당 대신 안풍(安風·안철수 바람) 지지를 이끌어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당 대 당’ 연대에 실패했지만, 양당 지지층이 ‘교차 투표’로 단일화 효과를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당 선전에 대해 “극단적인 양당제를 운용해온 것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12.19%) 기록으로 2040세대의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이 여소야대 구도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 분열에도 불구하고 범야권 지지층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대안정당으로 선택, 경제와 정치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20대 총선 개표상황실에서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 실책에 대해 국민이 심판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서울 노원구 선거사무실에서 “보다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호남 패배, 국민의당은 호남발(發) 태풍의 수도권 북상 실패로 한계점을 각각 드러냈다. 범야권 지지층이 양당을 대안정당으로는 인정했지만, 어느 쪽도 수권정당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양당은 차기 대선 구도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김세구 기자 k39@a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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