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그리고 증식의 퍼즐…'에코시스템: 질 바비에'展

2016-04-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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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오는 13일부터 한·수교 130주년 기념 교류 전시 '질 바비에'전 개최

국립현대미술관은 프랑스 마르세유의 복합문화예술공간 프리쉬라벨드메와 공동으로 오는 13일부터 7월 31일까지 서울관에서 '에코시스템: 질 바비에'전을 개최한다. 사진은 바비에의 '바나나가 박힌 머리', 2010.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문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현상과 과학의 논리를 담아 온 프랑스 작가 질 바비에(Gilles Barbie·51)의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프랑스 마르세유의 복합문화예술공간 프리쉬라벨드메(Friche la Belle de Mai, 관장 알랭 아르노데)와 공동으로 오는 13일부터 7월 31일까지 서울관에서 '에코시스템: 질 바비에'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프리쉬라벨드메에서 개최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기획전 '미래는 지금이다'에 이은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교류전시이다. 
 

질 바비에 '질'(Gilles), 2010.[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바비에는 남태평양 바누아투 공화국 출신으로 스무살 때 프랑스로 건너가 마르세유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그는 조형 예술가로서 마르세유를 근거지로 꾸준히 활동해 오며 문학, 과학, 생체해부학 등 다방면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등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작품은 그의 이런 연구 정신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바비에의 작품 세계는 문학적 상상력 기반 위에 사회현상과 과학 특히 생물학의 논리를 담고 있다. 그는 영국의 수학자 존 콘웨이(John Conway)의 '생명게임'(Game of Life) 원리를 본인의 작품 세계에 견주어 설명한다. 생명게임은 임의적으로 배열된 세포들이 기본 법칙에 의해 자동으로 생성·소멸하면서 삶과 죽음 그리고 증식의 퍼즐을 만들어 낸다는 개념이다. 마동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바비에에게 이 개념은 작품을 풀어내는 방법론이자 창조적 세계를 만들어 내는 논리체계"라고 설명했다.

전시 제목인 '에코 시스템'은 바비에가 경험한 해체와 재구성, 변이와 증식 등의 새로운 유기적 세계를 보여준다. 그는 '머리'(Head) 시리즈를 통해 자기 파괴와 생성을 시도했고, 이는 '질'(Gilles) 등에서 난쟁이 모양의 인물 오브제, '폰'(Pwan, 장기의 졸에 해당하는 체스 말)으로 변화·확대된다. 또한 '인간주사위의 추락' '꼬인 이야기로 된 세계' '리본 맨' 등의 작품은 그의 자아 탐구가 어떻게 우리네 삶과 조응하며 또 다른 생태계를 형성하는지를 시사하고 있다.  
 

질 바비에, '리본맨', 2012.[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바비에는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평소 인공두뇌학(cybernetic), 인공지능 등에 관심이 많다"며 "미술이 스스로 생성될 있는 '힘' 그리고 이를 연장할 수 있는 시스템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이 왜 과학, 문학 등과 맞닿아 있는지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는 또 "인간과 세상의 존재는 유한하지 않다"며 "그 안에서 발생하는 고통의 기억들을 레고처럼 조립, 재구성하며 작업을 즐기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또는 얼마든지 임의적으로 해석 가능한 그의 작품 100여 점은 '시작도 끝도 없는' 구조로 전시장을 입체적으로 채운다. 

한편 전시 개막당일인 13일에는 지난해 바비에와 함께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갸엘 사보(Gaël Charbau)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전시 관련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www.mm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3701-9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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