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부터 보험사 매물은 쏟아지는데 2020년 2단계 국제 회계기준 도입 등으로 대형 국내 보험사들은 인수에 선뜻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때문에 보험업계 인수합병(M&A)시장에는 최근 35억원에 인수된 알리안츠생명처럼 헐값 매각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보험업계 운용자산이익률 25년만에 '최저'
생보사들이 자산을 운용해 얻은 수익은 1990년대 평균 11~12%대를 유지했으나, 2000년 8.9%, 2001년 6.7%로 내려간 이후 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더 낮은 수준으로 손보사·재보험사 30곳의 지난해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79%를 기록했다. 2014년의 3.94%보다 0.1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보험료 적립금에 해당하는 보험부채 적립이율이 4%대 중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3~4%대에 그친다는 것은 역마진이 심해짐을 의미한다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은 보험영업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할 중요한 수단이지만, 사실상 이마저도 싶지 않으면서 보험업계는 사실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생보업계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60조72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같은기간 손보업계는 7조55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중소 생보사는 '벌벌'…'가격 후려치기' 도미노 될까?
이같은 보험업계의 경영환경은 M&A시장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매각을 앞둔 중소형 생보사들은 M&A 시장에 '가격 후려치기' 분위기가 번질까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다.
현재 매각대상으로 거론되는 보험사는 ING생명과 PCA생명, KDB생명 등이다.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는 올 상반기에 ING생명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MBK가 2013년 ING생명을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한 뒤 금융위원회와 약속한 매각 제한 시점(2년)을 넘겼다. 투자업계에서는 현재 ING생명의 몸값을 2조5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국 푸르덴셜그룹 계열인 PCA생명도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중이다. PCA생명은 2001년 영국 푸르덴셜그룹이 영풍생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보험사로 변액보험 등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했다. PCA생명의 몸값은 2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KDB생명도 연내 매각작업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KDB생명 최대 주주는 산업은행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PEF인 KDB 칸서스밸류유한회사다. KDB생명은 2014년 4월과 9월 두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가격 등이 맞지 않아 모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금융지주사보다는 중국 등 외국계 자본, PEF 등을 유력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 분위기는 냉랭하다. 현실적으로 중국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국내 보험사를 사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은 같은 값으면 한국보다 중국이나 동남아의 중소보험사를 더 선호한다"며 "저성장 기조로 미국과 유럽계 자본은 한국을 벗어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정부의 해외투자 지원 강화와 보험업 활황으로 실탄이 두둑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각 회사마다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보험상품 사후보고제 등 경쟁력 강화 조치가 강화되면 대형 보험사 쏠림 현상이 강화된다"며 "매물은 많은데 살 만한 기업도 없고, 업황이 매력적이지도 않아 한국알리안츠처럼 헐값에 팔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