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폭주’ 테슬라 모델3, 지금 사도 괜찮을까?

2016-04-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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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사진=테슬라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테슬라 모델3가 전 세계 완성차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테슬라 모델3는 실차가 공개된 이후 3일 만에 사전계약 27만6000대의 실적을 올리면서 기존 전기차업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테슬라 모델3 주문자가 유명 인사들을 포함해 이미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테슬라 모델3를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은 과연 괜찮을까? 기존 전기차와 함께 분석해봤다.

◆주행거리 고민은 해결했다
테슬라 모델3의 가장 큰 특징은 현존하는 전기차들에 비해 주행거리가 획기적으로 길다는 것이다. 1회 충전으로 215마일(346㎞)을 달릴 수 있어 기존 전기차들의 두 배가 넘는다. 다른 전기차의 경우 기아차 레이 EV는 91㎞, 쏘울 EV 148㎞, BMW i3 132㎞, 닛산 리프 132㎞, 쉐보레 스파크 EV 128㎞, 르노삼성 SM3 Z.E. 135㎞(이상 인증 수치), 현대차 아이오닉 180㎞(인증 전 수치) 등으로 모두 테슬라 모델3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충전시간, 인프라는 문제

테슬라 모델3는 주행거리가 긴 대신 충전시간이 문제다.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늘였기 때문이다. 모델3의 경우는 아직 정확한 완충시간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배터리 용량이 48㎾h이므로 완속충전기(7㎾h) 기준으로 충전시간이 7시간30분 정도 예상된다. 가정용 전원은 보통 3㎾h 수준이므로, 일부 언론에서 밝힌 9시간이 아니라 실제로는 15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자랑하는 슈퍼차저는 120㎾h 직류(DC) 방식이어서 충전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배터리 용량 90㎾h의 모델S를 슈퍼차저에서 충전할 경우 40분이면 80%가 충전되고, 완충에는 75분이 걸린다. 따라서 슈퍼차저를 이용해 모델3를 충전하면 21분이면 80% 충전되고 40분이면 완충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는 슈퍼차저가 공급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온라인으로 국내에서도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시판되면 충전 인프라가 구축될지 지켜봐야 한다.

◆제때 공급할 수 있을까…생산능력 의문

[사진=테슬라 제공]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연산 50만대가 가능하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모델S 세단 1만2420대, 모델X SUV 2400대 등 1만4820대를 출고했을 뿐이다. 실제로는 연산 능력이 5만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짓고 있는 배터리 생산 공장인 ‘기가 팩토리’는 2020년에 정상 가동된다. 따라서 지금까지 밀려든 주문을 어떻게 소화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기차 세제 혜택은?

현재 국내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환경부 보조금(1200만원)과 지자체(지역별로 다름) 보조금을 합쳐 최대 2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남 순천(공모대수 92대)이 800만원으로 가장 많고, 보급대수가 가장 많은 제주도(3963대)는 700만원, 서울(510대)은 450만원이 지원된다. 물론 보조금이 아예 없는 지자체도 있다.

문제는 환경부 보조금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테슬라 모델3가 실제로 공급되는 2017년 말 이후에는 얼마나 지원될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전기차가 늘어날수록 대당 지원금이 줄어드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기왕 구입하려면 미리 구입하는 것이 좋겠지만, 테슬라 모델3는 이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원금을 받지 못하거나 대폭 줄어든 상태에서 구매하는 상황도 가정해보아야 한다.

테슬라 모델3의 가격은 3만5000달러(약 4032만원)로 발표됐는데, 옵션이 붙을 경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기본 가격만 놓고 보면 BMW i3의 국내 가격 5650만∼6350만원보다 훨씬 싸고,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4000만∼43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테슬라 모델3는 실제로 차가 제때 인도되고, 충전 인프라가 잘 구축된다는 전제가 깔린다면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느 것도 확실치 않다. 실제로 테슬라는 모델X를 제때 인도하지 못했던 전력이 있다. 예약 후 대기기간이 길어질 경우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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