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양극화 공항면세점 ‘찬밥’…정부 ‘잡은 토끼’마저 놓칠라

2016-04-0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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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무산…업체들은 시내면세점에 눈독

-공항면세점 매출 전체 29% 수준…면세점 양극화 심화

아주경제 배군득·윤태구 기자= “시내 면세점 수익이 더 괜찮은데 굳이 공항면세점에 투자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정부도 시내 면세점에 집중하는 마당에 업계에서 공항 면세점에 매력을 느낄 리가 없죠.”

정부 한 관계자는 최근 김포공항 국제선 면세점 입찰이 무산된 데 대해 당연한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시내 면세점 활성화 방안을 내놓자 면세점 시장이 양극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시내 면세점에 집중하는 사이 공항면세점은 주인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시내 면세점에 집중한 나머지 공항 면세점에 관심이 소홀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릿값만 수백억원대…공항면세점 ‘낙동강 오리알’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항 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의 관문역할을 해왔는데 정부가 시내 면세점 활성화를 내걸자 업계의 시선이 모두 시내 면세점으로 쏠리고 있다”며 “공항면세점도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토끼 잡으려다 잡은 토끼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항면세점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미 업계에서 시내 면세점 쏠림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공항 면세점의 양대 축이던 롯데와 신라마저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 한국공항공사에서 실시한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는 참여업체가 없어 무산됐다. 공항면세점이 더 이상 수익성이 없다는 현 추세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롯데, 신라가 운영 중인 면세점 DF1, DF2 구역은 다음 달 12일 특허가 만료된다. 공항공사는 각각 연간 최소 임대료 295억원, 233억원 조건으로 입찰을 진행했다. 공항공사가 발표한 최소 임대료는 2곳을 합쳐 528억원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마감된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 역시 유찰되면서 공항공사는 31일 같은 조건으로 재공고를 냈다. 연간 최소 임대료의 조건은 427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더 이상 비싼 돈을 들여 공항면세점을 유치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면세점 활성화를 위해 특허기간 연장 등을 추진하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은 각각 오는 18일, 15일 마감되지만 사업자 선정을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롯데, 신세계 등 공항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은 수년간 적자영업을 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이다. 매출에 비해 임차료가 너무 높다는 입장이다. 롯데만 하더라도 현재 김포공항 임차료로 연간 400억원가량을 내고 있다. 지난해 겨우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그전까지는 계속 수백억원대 손실을 봤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릿값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공항면세점 입찰에 나설 업체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 했다.

◆시내 면세점 유치만 급급한 정부…뾰족한 대책 없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당분간 시내 면세점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시내 면세점 매출이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다.

특히 정부도 공항면세점 매출이 계속 줄고 있다는 부분을 인식하면서도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 벌써부터 시내 면세점에 집중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지금은 시내 면세점 활성화를 고민해야 한다. 공항면세점 활용방안은 차후 논의될 문제”라며 “사업자가 한정돼 있는 공항면세점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시내 면세점 활성화가 현재로서는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3월 현재 우리나라 면세점은 시내 면세점 21개, 출국장 면세점 22개, 지정 면세점 5개, 외교관 면세점 1개로 총 49개가 운영 중이다. 총 매출 가운데 시내 면세점은 67.2%, 출국장 면세점은 26.9%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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