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안지만, 사과 후에도 변하지 않은 딜레마

2016-04-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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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환(왼쪽)과 안지만이 3일 대구 구장에 나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5)과 안지만(33)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 후에도 변한 것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

대표로 말을 한 윤성환은 “야구팬 여러분들께 그동안 심려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야구에만 전념해서 팬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두 선수는 함께 고개 숙였다.

사과의 사전적 뜻은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이다. 윤성환의 사과에는 자신이 왜 고개 숙였는지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 핵심인 도박 의혹에 대한 해명이 전혀 없다. 이는 사과 자리를 마련한 삼성 구단도 마찬가지다. 진정성을 느끼기 힘든 이유다.

사과를 한 시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3일날 한 정도의 사과는 진작에 했었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28일 KIA 타이거즈 입단을 밝힌 임창용(40)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자 삼성이 안지만, 윤성환의 사과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지만은 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윤성환은 오는 6일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임창용은 2014년 11월 마카오 카지노 정킷방(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 도박방)에서 4000만 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임창용은 자신의 잘못을 빌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BO리그 복귀 때 해당 시즌 50%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안지만과 윤성환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임창용과 경우가 다르다.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언제까지 두 선수를 뛰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는 의견과 또 다른 선례를 남겼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임창용,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안지만, 윤성환이 현재까지 야구계에 미친 악영향이 적지 않다. 어떻게든 결론이 빠르게 나는 것이 최선이다. KBO도 난감하다. 일단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만약에 도박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제재를 할 계획이다.

경찰은 2015년 10월 윤성환과 안지만이 마카오 카지노 정킷방을 사용하고 외국환관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갖고 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수사가 더디게 진행됐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3월21일 “핵심 피의자가 외국에서 입국하지 않아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 보호를 위해서라도 참고인 중지를 시키든지 수사를 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성환 안지만이 잘못이 없다면 해명을, 잘못이 있다면 진정한 사과를 했다면 어땠을까? 시간을 3일로 되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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