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책을 만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무엇을 '이디오테스'라 일컬었을까?

2016-04-0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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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 표에 새상이 바뀐다고? | 볼드 | 위대한 리더의 생각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밀린 집안일, TV리모콘과의 손가락 씨름,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주말·휴일엔 '의외로' 할 일이 많아 피곤해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책 한 권만 슬렁슬렁 읽어도 다가오는 한 주가 달라질 수 있다. '주말, 책을 만나다'에서 그런 기분좋은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내 한 표에 세상이 바뀐다고?' 김준형 지음·나오미양 그림 | 비룡소 펴냄

'내 한 표에 세상이 바뀐다고?'.[사진=비룡소 제공]


플라톤은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 플라톤 뿐이랴. 단테는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자리는 정치적 격변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 기권은 중립이 아니다. 암묵적 동조다"라는 '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현실 정치와 선거는 차선 또는 차악의 선택이다. 계급 배반 투표든 계급에 충실한 투표든 투표는 하는 게 옳다. 

대학에서 국제정치를 가르치는 저자 김준형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정치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중한 투표권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하는 책 '내 한 표에 세상이 바뀐다고?'를 냈다. 

그는 저마다 다른 인간, 한정된 자원 등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를 알기 쉽게 풀어내며 "좋은 정치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고, 나쁜 정치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이야기를 편안하게 이끌어주는 나오미양의 그림도 이 책을 보는 묘미 중 하나다. 

이 책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가리켜 '이디오테스'(idiotes)라고 했다고 한다. 이 말이 오늘날 '바보'(idiot)라는 영단어의 어원이라는 사실은 큰 선거를 앞둔 우리가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것이 아닐는지. 

176쪽 | 1만2000원

◆ '볼드' 피터 디아만디스 外 지음 | 이지연 옮김 | 비즈니스북스 펴냄

'볼드'.[사진=비즈니스북스 제공]


'기하급수 기술'(exponential technology).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모바일 기술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기술, 좀 더 구체적으로는 주기적으로 그 능력이 2배가 되는 기술을 가리키는 말이다. 

15개가 넘는 우주·첨단 기업을 설립했으며 실리콘밸리가 주목하는 혁신기업가이자 미래학자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기하급수 기술로 '풍요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런 급격한 사회 변화는 누군가에겐 '거대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는 자원과 기술의 풍요가 이끌어낼 '기회'에 대해 설명하며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것들을 세상에 없던 성공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제목인 '볼드'(bold)는 '대담한, 누구도 하지 못한 도전적인 생각 또는 그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저자는 말도 안 되고 현실화하기 힘든 목표만을 골라 일을 벌이는 이들을 '기술의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미래를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 무인자동차, 드론은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하는 소재였지만 이제 무인자동차는 구글의 주력 사업이며 드론은 아마존이 상용화의 기회만을 엿보고 있는 사업이 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진보는 비합리적인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라는 버나드 쇼의 말처험 지난 10년간 현대 산업은 비합리적이고 때론 미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덕분에 획기적인 발전과 진보를 이루어냈다. 이 책은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대담한 생각과 용기 있는 실행이 필요한 이유를 역설하고 있다. 

420쪽 | 1만6800원

◆ '위대한 리더의 생각' 리 G. 볼먼 外 지음 | 박준형 옮김 | 시그마북스 펴냄

'위대한 리더의 생각'.[사진=시그마북스 제공]


리더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리더로서 인정받는 사람은 드물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리더인 척 하더니 꼰대에 불과한 생물학적 어른들'을 너무도 많이 봐왔다. 그만큼 리더 되기는 어렵다.    

흔히 리더십을 위해 갖춰야 할 필수 자질로 지능, 재능, 경험을 꼽는다. 하지만 '위대한 리더의 생각'의 저자 볼먼과 딜은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모든 것은 리더가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앞서 말한 세 가지 자질이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난 1997년 애플 이사회가 다시 불러들인 스티브 잡스는 전임자와 무엇이 달랐는지, 하워드 슐츠가 8년 만에 스타벅스로 돌아와 회사를 살려낸 비결은 무엇인지 그리고 항공기밖에 몰랐던 앨런 멀러리가 무너져 가던 포드 모터스를 어떻께 구했는지 등을 실제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두 저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더 나은 사고방식이 더 나은 리더십으로 이어진다"는 것과 "조직의 구조, 인적 자원, 정치, 문화 등의 분야에서 타협하는 방식을 터득하는 리더가 더 나은 행동력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진정한 '리더'가 눈에 잘 안 띄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320쪽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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