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대표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업체로 급부상하고 있는 비야디(BYD·比亞適)가 최근 '1위' 조작설에 휘말렸다. 이와 함께 비야디의 급속한 성장이 위태롭다는 시장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법치주말(法治周末)은 올 1월 비야디가 세계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 1위에 올랐다는 발표와 보도가 조작이라는 소문이 나오며 비야디를 둘러싼 잡음이 거세지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에 왕빙강(王秉剛) 중국 '국가 863 -에너지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핵심 프로젝트' 자문위원은 "이는 어디까지나 신에너지 자동차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냐에 따라 발생한 해프닝에 불과하다"면서 "신에너지 자동차는 신조어로 통일된 정의나 국제적 기준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순전기차와 연료전지차를 신에너지 자동차로 분류하지만 해외에서는 하이브리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순전기차, 연료 전치차 등으로 범위가 더 넓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치주말은 1위 조작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비야디의 세계 1위의 왕좌는 불안하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최근 고급화로 시장전략을 틀은 것이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비야디의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량은 6만1700대로 전년대비 234.7% 급증했다. 세계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11%에 육박한다. 최근 비야디가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비야디의 당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551% 급증한 28억2300만 위안에 육박했다. 특히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12.59%에서 24.17%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신에너지 자동차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웨이(中爲)컨설팅의 왕웨이룽(王偉龍) 시장 애널리스트는 "신에너지 자동차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이라는 점은 맞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확대 속도는 아직 더디다"면서
"비야디의 급성장은 당국의 보조금 제공 등 지원정책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원이 줄어들거나 멈추면 비야디에 '위기'가 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의미다.
또, 비야디가 가성비가 높은 소형·저가 전략을 최근 중대형·고가·고급화로 수정한 것도 우려를 키웠다. 과거 인기를 누린 비야디의 1500cc 하이브리드 차량 F3의 가격은 4만3900~5만2900위안(약 780만~940만원)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국산·저렴한 가격·우수한 기술력을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비야디는 고급·고가 차량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지난해 초 출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탕(唐) 시리즈의 기본모델 가격은 25만1300위안(약 4460만원), 고속주행이 가능한 고급형 가격은 무려 60만 위안(약 1억원)에 육박한다. 베이징의 한 시민은 "이렇게 큰 돈을 쓰고 불편함이 많은 신에너지 자동차를 사야한다면 비야디가 아닌 테슬라를 선택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