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27) "로봇에 꽂힌 5년" 첫 작품 '알파'로 中 과학굴기 선봉에-UB테크로봇

2016-03-3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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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아버지' 저우젠 CEO

日박람회 휴먼노이드 로봇 접해

IT불모지 중국서 저렴한 고성능 로봇 도전

'알파' 로봇시리즈로 대박…올해 8000만달러 투자 유치

UB테크로봇이 지나온길[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올해 중국 국영중앙(CC)TV의 설 특집쇼 '춘완'의 최대 볼거리는 ‘로봇 칼 군무'였다. 540개 로봇이 9행 15열로 4개 부대로 나뉘어 서서 노래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팔과 다리를 절도있게 흔드는 모습은 마치 '매스게임'을 연상케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 공연이 중국의 ‘과학굴기’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칼군무를 선보인 로봇 ‘알파’는 광둥성 선전에 소재한 유비쉬안(優必選), 영어로 'UB테크로봇'이라 불리는 중국의 로봇 전문 스타트업에서 만들었다. 중국 최초로 개발된 인간과 유사하게 생긴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최초’, ‘첫번째’라는 뜻의 알파를 로봇이름에 붙인 이유이다.

로봇 알파를 개발한 주인공은 1976년생 저우젠(周劍) UB테크로봇 창업주다. 중국 벤처업계에서는 ‘로봇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전설적인 인물이다. '제조강국' 독일 유학파 출신으로 독일계 유명 목재가공기계 업체인 바이니히사에 입사한 지 4년 만에 중국 현지 매니저로 발탁된 엘리트다.

하지만 창업을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그가 생애 첫 창업은 대박을 터뜨렸다. 홍콩·선전·상하이에 공장을 세우고 기업을 차리면서 수 천만 위안의 자산가로 변신했다.

그러다가 저우젠의 관심이 로봇에 꽂히면서 그의 인생은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듯 했다. 2008년 일본의 한 박람회에서 혼다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를 처음 접한 게 계기였다. 수 십만 위안 짜리 로봇을 일반인은 범접하기조차 힘들었다. 게다가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짜서 로봇을 조종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저우젠은 저렴하면서도 내맘대로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로봇산업 불모지였던 중국에서 과감한 도전을 시도한 것이다. 

우선 핵심 부품인 로봇의 제어를 담당하는 서보 모터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게 최우선이었다. 그는 장장 4년을 서보 모터 개발에 매달렸다. 그 동안 벌어놓은 돈도 몽땅 날렸다. 집은 저당 잡히고, 가지고 있던 고급 외제차도 팔았다. 주위에서 미쳤다고 손가락질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2012년 서보모터 개발에 성공한 후 곧바로 '알파1'이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저우젠이 로봇에 매달린 지 5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가격도 6600위안으로 저렴했다. 이후 UB테크로봇은 한층 더 진화된 알파1S, 알파2 등 후속 시리즈도 잇달아 출시하며 중국 전문 로봇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저우젠이 창업 성공요소 네 가지로 꼽는 것은 기술, 생태계, 생산라인, 브랜드파워다.

우선 기술이다. 저우젠은 로봇 껍데기(하드웨어)는 물론 내용물(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힘쓰고있다. 중국 1위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한 아이플라이텍을 전략적 투자자로 영입하고, 시각 처리기술,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독자적인 로봇 생태계도 구축 중이다. 이를 위해 그는 애플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같은 ‘알파스토어’를 만들 계획이다. 이곳에선 개발자들이 로봇 관련 앱을 스토어에 올리고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앱을 다운받아 직접 로봇에 탑재할 수 있게 된다.

생산라인도 완비했다. 회사 본사가 선전에 자리잡은 것도 그 이유다. 중국 '제조업 1번지' 선전은 탁월한 제조기반을 갖추고 있다. 싼 가격에 부품을 조달하고 신기술을 구현하기엔 최적화돼 있어 로봇을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게 저우젠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파워다. 현재 UB테크로봇의 매출의 70~80%는 미국·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나온다. 그만큼 해외 인지도가 높다. 지난 해에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에도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인디고고 크라우드펀딩에서 공개한 신제품 '알파2'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 8일 만에 100만 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UB테크로봇은 어느 덧 직원 수 500명 이상, 매출액 6000만 위안을 자랑하는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투자자도 주목하고 있다. 2013년 중국 비야디 공동창업주 중 한 사람인 샤쭤취안(夏佐全) 으로부터 2000만 위안을 투자 받은 것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엔 중국 유명 창업투자사인 딩후이(鼎暉)와 선전창업투자로부터 모두 8000만 달러 투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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