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봇은 샤오미가 투자한 중국 스타트 업이다. 지난 해 4월 미국의 전동휠 원조 격인 세그웨이를 인수하면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사실 샤오미가 일찍부터 '러브콜'을 보낸 업체는 따로 있었다. 중국 1인용 전동휠 시장 최강자인 인모션이다. 하지만 샤오미의 저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인모션이 투자를 거절하자 샤오미가 결국 나인봇을 택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인모션은 2012년 설립된 스마트 퍼스널 모빌리티 전문 스타트 업이다. 스마트 퍼스널 모빌리티는 스마트 기술과 교통수단의 합성어로 전동 휠, 전동 킥보드 등과 같은 1인용 이동수단을 일컫는다.
인모션을 만든 주인공은 저우웨이(周偉)다. 후난(湖南)성 출신의 86년생 ‘바링허우(80後 1980년대 출생자)' 저우 CEO는 화중과기대학 기계공학과 석사까지 마쳤다. 대학시절인 2007년 FIRA(세계로봇축구연맹) 로봇 축구대회 중국 지역 1등을 차지하는 등 로봇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 이 대회에 참가해 인연을 맺은 친구 5명과 의기투합해 만든 것이 인모션이다. 나인봇과 비슷한 시기인 2012년에 창업했지만 사실 이들은 2007년부터 로봇 연구에 함께 매진해왔다.
중국에서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치는 남다르다. 환경오염이 심하고 교통지옥을 겪는 중국 대도시에서 교통 체증·환경 오염 걱정 없는 신개념 개인용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그렇게 해서 인모션은 지난 2013년 10월 첫 전동휠을 시장에 출시했다. 세그웨이의 제품과 외관상 비슷하지만 더 작고 더 가볍고 더 스마트함에 중점을 맞췄다.
두 발을 발판에 올린 후 몸체를 앞으로 기울이면 전진하고, 뒤로 젖히면 후진한다. 좌우방향 전환이나 제자리에서 회전도 가능하다. 차체에 내장된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알아서 무게 중심을 조절하기 때문. 스마트폰과 연동돼 관련 앱만 깔면 터치 한번으로 조작도 가능하다. 고성능의 블루투스 스피커는 물론 LED 라이트도 장착했다. 무게는 15kg으로 세그웨이보다 3분의 1도 채 안 되지만 4시간 충전하면 최장 20km까지 달릴 수 있어 단거리 전용 이동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다.
전동휠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으로 팔려나가며 2014년에만 전 세계에서 모두 5만대가 팔려 3억5000만 위안(약 64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인모션은 현재 나인봇과 함께 중국 전동휠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60여개 국가에 인모션 제품이 수출되고 있다. 지난 해 5월엔 보급형으로 3000위안 이하 가격의 저렴한 손잡이 없는 전동 트윈휠과 외발힐, 그리고 전동 킥보드도 추가로 출시했다.
창업 초기 20명에 불과하던 직원 수는 이제 200명이 넘는다. 이중 절반이 R&D 인력일 정도로 인모션은 기술혁신을 중시한다. 현재 73개 핵심기술에 관한 특허권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연합 통합안전인증(CE), 미국연방통신위원회인증(FCC), RoHS(유럽전기전자장비유해물질사용제한인증), 국제품질경영관리인증(IS09001) 등 국제인증 표준도 통과했다.
이제 인모션 제품은 황샤오밍(黃曉明), 리천(李晨) 등 중국 유명 연예인이 애용하는 필수품이 됐다. 특히 중국 인기드라마 ‘스키니맘’, ' 얼음과 불의 청춘’ 속 남녀 주인공이 즐겨 타며 더 화제가 됐다.
중국 지도자들의 인모션에 대한 관심도 크다. 지난 해에만 우한(武漢)시 롼청파(阮成發) 당서기와 완융(萬勇) 시장, 두자하오(杜家毫) 후난성 성장 등이 대표단을 이끌고 직접 선전시에 소재한 인모션 본사를 찾기도 했다.
인모션의 활발한 행보에 투자금도 밀려오고 있다. 지난 2013년 1월 엔젤투자 2000만 위안을 유치한데 이어 2014년에도 잇달아 2500만 위안 규모의 A급 투자와 1억 위안 규모의 B급 투자를 유치했다.
저우웨이 CEO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늘상 직원들에게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스마트 로봇이라고 강조한다. 향후 인모션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