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서울 동작을에 나선 장진영 국민의당 후보가 당내 경쟁자였던 서영석 예비후보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 엑소더스’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상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총선 최대 격전지 수도권에서 ‘안풍’(安楓·안철수 바람)이 주춤한 가운데 각 후보들의 이 같은 ‘화학적 연대’가 지지층 결집을 촉발할지 주목된다.
서 예비후보는 이날 장 후보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에서 본선에 나아가지 못하지만, 우리 지역에서 공천을 받은 장 후보와 함께 그 큰 뜻을 이루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죄송스럽게도 제 능력이 부족하여 본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면서도 “제가 국회의원이 되고자 했던 큰 뜻은 여전히 그대로다. 양당의 권력독점 체제에서 비롯된 특권과 기득권 정치를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재벌에 맞설 용기를 지닌 민생변호인, 소비자와 약자의 이익을 지키는 서민의 대변자, 정부와 권력을 비판하며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데 앞장서 온 국민변호사, 국민의당 대변인 장 후보가 국회로 들어가 국민의 대변인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다시 한 번 부탁 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장 후보와 함께) 공정한 성장과 공정한 임금을 실현해 중산층과 서민이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국민의 편이 될 수 있는 강한 정당을 만들어 반드시 3당 체제를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장 후보는 기자와 만나 “각 당이 공천 내홍에 휩싸인 상황에서 경쟁자인 후보가 지지를 선언한 것은 정치판에 큰 경종을 일으킬만한 사건”이라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서 동작구민과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우세…역대 결과는 2승 2패
장 후보의 경쟁자는 이 지역 현역인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허동준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종철 정의당 후보 등이다. 현재 판세는 나 의원의 우세 속 범야권 후보들이 각개전투를 벌이는 양상이다.
하지만 서울 요충지인 동작을 최근 4번의 총선 결과는 2승 2패로 팽팽하다. 총선의 변수인 정당 지지투표 성향 이외에 ‘인물 구도’가 승부를 갈랐기 때문이다. 여권 텃밭 서초구와 야권 강세지역 영등포·관악·구로구에 둘러싸인 동작을 지역이 인물 변수에 따라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대 총선과 17대 총선에선 유용태 새천년민주당 후보(48.10%)와 이계안 열린우리당 후보(50.00%)가 두 차례 나선 김왕석 한나라당 후보(37.50%·36.50%)를 꺾었다.
18대와 19대 총선 때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54.40%와 50.80%의 득표율로, 정동영 통합민주당 후보(41.50%)와 이계안 민주통합당 후보(44.00%)를 각각 제치고 여당 탈환에 성공했다.
2014년 7·30 동작을 보궐선거에선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49.9%)와 노회찬 범야권 단일후보(48.7%)의 격차가 불과 1.2%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동작을 최대 승부처는 야권연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