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사기 행각을 벌여 자신의 생필품에서 애인 선물까지 마련한 30대 취업준비생에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물건 대금을 계좌로 이체해 주겠다며 가짜 예약이체 메시지를 만들어 상점 주인을 속인 나모(30)씨가 구속됐다.
나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관악구와 경기 남양주시 일대 편의점, 음식점을 돌며 물건을 주문한 뒤 총 14차례에 걸쳐 3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나씨는 오랜 취업 준비에 생활고에 시달리자 범행을 계획했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이 대상이 됐다. 나씨는 단정한 옷차림과 능숙한 말솜씨로 상인들을 쉽게 속였다.
그는 음식점에 들어가 주문을 한 뒤 "현금을 안 갖고 왔다"며 계좌이체를 해주겠다는 수법을 이용했다. 상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예약 이체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나씨는 같은 방식으로 꽃집에서는 애인에게 줄 꽃다발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금은방에서 50만원 상당의 금목걸이를 훔쳐 팔아 생활비로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점이 바쁜 틈을 이용해 대금 예약 이체메시지를 보여주고 속이는 수법에 주의해야 한다"며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