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로 부도 맞은 '지원콘텐츠' 등 피해관계자, 우리은행 불법행위 규탄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우리은행 임원의 어음사기로 부도를 맞은 중소기업 지원콘텐츠 등 피해관계자들이 피해 구제 및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는 우리은행 측을 상대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명 캐릭터 '헬로키티'를 국내에 유통했던 지원콘텐츠는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우리은행의 어음 사기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은행의 불법행위를 규탄했다.

간담회에는 지원콘텐츠 관계자를 비롯해 관련 피해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우리은행이 힘없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어음 할인 사기'를 쳐서 부도에 이르게 해놓고도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150여 개의 중소기업, 100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법원도 어음 사기가 맞다고 했지만 우리은행 측은 피해 구제는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따르면 지원콘텐츠는 2011년 어음 할인을 해주겠다는 우리은행 학동지점 지점장과 부지점장의 말을 믿고 어음을 줬다가 입금 시일까지 자금을 받지 못하고 어음도 돌려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헬로키티'로 매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코스닥 상장을 앞둔 지원콘텐츠는 2011년 11월 부도를 맞게 됐다.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150여 곳도 자금난에 빠져 어려움에 처했다.

지원콘텐츠는 2011년 경찰에 우리은행을 고소했고 경찰은 이듬해인 2012년 3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지난해 5월 우리은행 지점장은 징역 1년6개월과 집행유예 3년, 부지점장은 징역 1년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엔 대법원이 이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법원은 지원콘텐츠의 부도에 따른 피해액을 480억원 수준으로 봤다. 지원콘텐츠는 관련 협력업체까지 받은 피해를 추산하면 10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지원콘텐츠 측은 "우리은행 측은 재판이 끝나면 피해자들에 대한 조치를 하겠다고 계속 미루더니 결국 유죄판결이 나자 우리은행을 상대로 고소한 것이 아니라는 등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행장의 사과 이후 피해에 대한 보상을 강력히 요구했다.

정재희 한국캐릭터산업협동조합 전무는 "지원콘텐츠는 부도 당시 금융권의 지원으로 충분히 일어설 수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은행에서 어음을 가로채는 바람에 지원콘텐츠는 물론 협력 업체들 모두 줄줄이 위기 상황을 맞게 됐다"며 우리은행이 공기업으로 진정성있는 사과와 피해자에 대한 피해배상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법원에서 부도원인이 우리은행 직원의 사기행위로 인한 것인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내는 중"이며 "현재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며 재판 결과에 따라 책임을 져야할 경우 응당히 배상책임을 지겠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달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민사소송 변론기일이 확정돼 지원콘텐츠 측이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음에도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 앞에서 시위에 매진하고 있다"며 "여론몰이와 업무방해에 계속된다면 법적대응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