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프로풋볼(NFL) 경기에서 선수들의 뇌진탕 위험성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NFL의 선수 뇌진탕 발생 건수 집계가 실제보다 축소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NFL 산하 위원회가 1996∼2001년 NFL 소속팀 선수들의 뇌진탕 발생건수를 887건으로 집계했으나, 100건 정도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NFL 사무국은 지난 1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시즌에 걸쳐 발생한 뇌진탕 건수와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173건이었던 뇌진탕 건수는 2013년 148건, 2014년 115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182건으로 무려 58%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규시즌에만 국한한 것으로, 연습 때나 프리시즌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뇌진탕 건수는 약 32% 늘어난 271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제프 밀러 NFL 건강·보호 정책 수석 부회장은 "뇌진탕 증세와 징후를 호소하는 선수들이 전례 없이 늘어났다"며 "이는 선수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데다 이와 관련한 테스트를 자주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NYT는 이와 같은 NFL의 자료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NYT는 자체 입수한 NFL의 자료와 풋볼팀의 뇌진탕 발생건수를 일일이 대조해 이 같은 누락 사례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도 NFL의 뇌진탕 관련 보고서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실제로는 정도가 훨씬 심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NFL 경기에서 선수들의 뇌진탕 위험성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세인트루이스 램스의 쿼터백 케이스 키넘은 상대 수비진의 태클에 걸려 뒤로 넘어지면서 그라운드에 머리를 찧었다. 누가 봐도 강한 충격이었고 키넘 역시 머리를 싸매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디펜시브백인 말콤 젠킨스는 뇌진탕 증세를 숨긴 채 계속 경기를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격렬한 스포츠로 꼽히는 미식축구가 선수들에게 치명적인 뇌손상을 안겨준다는 사실은 의학적으로도 입증됐다.
미국 보훈부와 보스턴대는 지난해 9월 전직 풋볼 선수 91명의 뇌를 정밀 진단한 결과 전체의 95.6%인 87명의 뇌가 뇌진탕이나 머리 외상에 관련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