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청주 여아 암매장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안모(사망당시 4세)양이 숨지기 전 폭행을 당한 흔적인 타박상 진료 기록을 확인했다. 경찰은 사건의 실마리가 될 안양의 시신 수습 작업을 오는 25일 재개할 방침이다.
청주 청원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안양이 집으로 돌아온 2011년 4월 이후 5월과 12월 11일 두 차례 타박상으로 병원치료를 받은 기록을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는 다만 "의붓딸이 사망(2011년 12월 20일 전후로 추정)하기 열흘 전쯤 2차례 정도 폭행을 했다는 안씨의 진술을 토대로 그에게 폭행 혐의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숨진 한씨가 남긴 메모와 안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안양이 사망 전 친모와 계부로부터 폭행을 당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안양은 2011년 12월 중순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은 친모 한씨의 가혹 행위로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암매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안씨에게 사체유기와 아동복지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 오는 26일 현장검증을 거쳐 이틀 뒤인 2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친모 한씨에 대해서는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자살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잠정 중단됐던 안양의 시신 수습 작업도 오는 25일 재개된다.
경찰에 따르면 계부 안씨는 의붓딸의 시신을 진천 야산에 묻었다고 한결같이 진술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앞선 두 차례의 발굴 과정에서 성과가 없자 안씨도 답답해 하는 눈치였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24일 안씨와 함께 사전답사를 벌인다.
경찰은 지난 19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안씨가 지목한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을 집중 수색했지만 안양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이후 안씨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 22일 경찰은 그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병행했다. 그 결과 '거짓 진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경찰은 안씨가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수색 작업 재개를 결정했다.
안양의 사망원인을 꾸준히 분석중인 경찰은 수사를 통해 한씨의 학대 정황을 속속 찾아내고 있다.
안양이 숨지기 전 2011년 6월부터 5∼6개월간 기록이 담긴 한씨의 메모를 분석한 경찰은 한씨가 편집증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씨가 남긴 메모에는 딸에 대한 증오와 원망이 점차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한씨의 병원진료 기록을 확보, 정신과 치료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