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역사상 첫 돈 되는 악성 바이러스인 랜섬웨어 출현에 따른 사기로 피해자가 속출하긴 했으나 이와 함께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도 폭풍 성장했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보안업체들이 자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인데다 투자은행(IB)의 발길도 잦아졌다.
22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안랩은 '랜섬웨어보안센터'를 오픈했으며, 올해 1월에는 하우리가 '랜섬웨어정보센터'를, 지난달에는 이노티움과 가온아이가 공동으로 '한국랜셈웨어대응센터'를 구축했다.
또한 랜섬웨어를 사전에 차단시키거나 백업을 통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솔루션 및 장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보안업계 자체적으로도 랜섬웨어 막는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랩은 랜섬웨어에 감염된 파일을 복구할 수 있는 툴을 배포하고 있고, 이스트소프트도 랜섬웨어 차단 기능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노티움은 랜섬웨어 대응 보안백업 제품을 내놨고, 일본에 유료로 이 제품 출시에 나섰다. 씨아이디스크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4월 랜섬웨어 보안 솔루션 출시를 앞두고 스페인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씨아이디스크는 스페인 바로셀로나 카탈로니아 기술대학의 In Lab 연구소의 기술 검증을 받아 유럽 대형 유통사로부터 상반기 시험주문용으로 400만 달러(약 49억원)를 계약했으며 최근 베트남 정부기관과도 솔루션 관련 판매 논의를 시작했다.
수출 외에도 랜섬웨어에 따른 보안에 대한 인식에 높아지면 투자에 나서겠다는 해외 IB도 늘고 있다. 이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 회사명도 거론되는 상황이나 계약전이라는 점에서 노출을 피했다.
일본계 IB 한 관계자는 "랜섬웨어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추후에 컴퓨터 출시에 단계서 보안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판매되는 방향으로까지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단계"라고 전했다.
보안업계에서도 컴퓨터 제조사와 보안 소프트웨어사의 합작이 실현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 무게를 둔다. 다만 의미있는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곳에서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개인 및 기업을 대상으로 랜섬웨어를 위한 유료 구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들어 서울과 울산 등 대기업이 밀집된 지역에서 데이터 백업 시스템 구매에 나서는 곳이 늘고 있다. 이노티움은 지난 1월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늘었다고 밝혔다.
보안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리스크로 인해 사이버보안에 대해 늘 신경을 쓰고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그간 소홀했으나 앞으로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보안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