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세계경기 침체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한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한·중 협력의 시너지가 돌파구로 모색될 전망이다. 중국의 자본과 우리 기업의 기술 등을 결합한 발전 전략이 제 3국을 향한 대안전략인 셈이다.
21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한·중 간 투자전략을 설명했다. 중국의 자본이 의약품·의료기기·식품·화장품·섬유·패션·문화·콘텐츠·관광·금융·교육 등에 투자하고 한국은 기술협력에 나서는 방안이다.
전문가들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 사정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등 동반자 관계가 양 국 경제의 업그레이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한·중 간 산업협력은 선의의 경쟁이자 상생 등 동반성장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주 장관은 “중국 기업의 의사결정이 매우 빠르다”며 “협력할 부분이 그만큼 많다. 중국 수출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고급 소비재, 신산업 분야 등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중국 부동산 업체인 구천그룹과 유젠그룹의 한국 투자 소식을 전했다. 구천 그룹이 경북 포항에 5성급 호텔을, 유젠그룹은 포항에 티타늄 생산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주 장관이 방문 중인 즉석에서 총 1억2000만달러 규모가 투자된 셈이다.
주 장관은 “중국 기업과 만나 한국의 투자 환경만 설명하려 했으나 현장에서 곧바로 투자 결정을 해 놀랐다”며 “최근 중국은 단순 제품 수출에서 소비, 서비스, 내수 위주로 경제 산업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제학계 관계자는 “각 기관들도 한중 FTA 업종별로 한국이 중국과 손잡고 제3국 시장을 공동진출하는 방안에 대해 토론 및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추세”라며 “세계 모든 기업이 중국에 진출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수출은 힘들 수밖에 없다. 올해는 한·중 간 강점을 합쳐 제3국 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을 구체화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주형환 장관은 “중국은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철강과 석탄 분야 등에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양국 기업이 어떤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공유해 나가기로 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양국이 산업 협력 분야에서도 전기를 마련했다”고 방중 성과를 전했다.
비관세장벽 해소 분야에 대한 제도적 틀을 만든 점도 중요 성과로 꼽았다.
그는 “품질감독 검사검역 장관 회의를 연간 1회와 연간 2회 국장급 회의 등을 열기로 합의했다”며 “민간 채널을 통해서도 협의 채널을 충분히 가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이내 개시하기로 한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정의 경우도 올해 내에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신속·간소한 통과를 위해 양국간 시험인증서 상호인정을 추진하고 에너지,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신산업은 양국이 국제표준인증 분야에서 국제 기준을 선도하기 위해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