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삼중 안전감사… 서울시 "위험요인 사전 제거해 사고 일어나기 전 막는다"

2016-03-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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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감사담당관 현장 위험요인 사전 제거 역점, 재발 방지

세월호 침몰, 판교 환기구 붕괴 등 대형·복합 사고 빈발

 

[한남동 공영주차장 건설공사 점검]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바다에서 여객선이 침몰해 300명 넘는 사망자·실종자를 냈다.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구조된 바로 '세월호 참사'다. 전날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배에는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이 타고 있었다. 아직 피지도 못한 생명들의 희생에 전 국민이 함께 울었다.
 
# 2014년 10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의 야외 공연장에서 유명 가수들의 축하무대가 예정됐다. 하지만 오후 5시53분께 첫 순서인 모 걸그룹의 공연 중 인근 지하주차장과 이어진 환풍구 덮개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이 사고로 환풍기 위의 관람객 27명이 약 20m 아래 6층 높이로 곧장 추락, 16명이 숨지고 11명은 부상을 입었다.

# 2014년 5월 2일 오후 3시32분께 상왕십리역에서 2호선 열차가 서로 추돌했다. 정차 중이던 서울메트로 소속 제2258호 전동열차(239편성)를 신당역에서 상왕십리역으로 향하던 제2260호 전동열차(212편성)가 시속 15㎞ 속도로 들이박은 것이다. 승강장 진입 전 설치된 신호기 2개가 고장난 것이 원인이었다. 승객 237명과 기관사 1명을 포함해 총 238명이 부상당했다.

◆ 끊이지 않고 드러나는 민낯… 신선한 변화 '시도' 안전분야 감사

우리사회 전반에서 부실시공과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人災)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대형화·복합화된 재난 및 안전사고가 빈발해 불안감이 더욱 확산된다. 서울시는 각종 현장의 위험요인을 사전 제거하면서 재발방지에 주력 중이다. 만일의 불행한 일이 발생했을 땐 재빠르고 효율적 수습지원 역할에 충실한다. 이 같은 업무의 제일선에 '서울시 안전감사담당관'이 있다.

작년 1월 감사위원회 내 설치된 안전감사담당관은 과거 팀 단위에서 이뤄지던 기술적 측면 위주의 사후 조치를 과감히 개선했다. 과 단위로 확대 개편하며 △재해·재난 대책 및 도시시설물 등 안전감사 △안전감사 옴부즈만 운영 △본청·사업소 일상감사 실시 △하도급 관련 감사(조사) 및 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 운영 등을 맡는다.

서울시 안전감사담당관은 운영 첫 해에 사고의 예방활동과 제도개선에 역점을 두고 감사를 벌였다. 특히 전문기관과의 협치를 통해 예방활동 및 감사품질 제고에 힘썼다. 그해 5월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4곳의 지역본부 및 본원과 업무협약으로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 최고 대안은 바로 '예방'… 미리 대처해 시민 인명피해 최소화 

국내 '실내스포츠의 성지'라 불리는 장충체육관이 2015년 1월 다시 문을 열었다. 1963년 2월 1일 개관 이후 반세기를 보내며 생겨난 각종 노후시설이 최첨단 복합문화시설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렇지만 재개장한 장충체육관은 얼음 덩어리 등 낙하방지 대책 수립의 미흡함이 안전감사에서 확인됐다. 당시 높이 10㎝ 규모의 스노우가드가 있었지만 완전하지 못했다. 위 지붕은 아래쪽으로 갈수록 접선각도(0~33°)가 변하고, 미끄러운 알루미늄 재질 돔형지붕으로 결빙(結氷) 덩어리가 곡률의 변화 지점을 지날 때 보도를 덮칠 가능성이 컸다.

안전감사 옴부즈만은 관성에 따라 지붕면과 이탈하려는 특성을 알렸고, 유도 스노우가드 등 추가 방지시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사례는 앞서 국내의 공공청사를 비롯해 미국 텍사스주와 뉴욕주 등 국외에서도 접수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지붕끝단 열선 홈통부에 45㎝ 낙빙차단 및 지붕 중간부의 감속 스노우가드를 둬 해결할 수 있었다.


지하철의 경우 기존에 종합관제소 신호관제 기계실의 열차운행종합제어장치(TTC) 컴퓨터가 바이러스 차단 기능을 수행치 못했고, 신호제어 폐쇄망은 각종 악성코드에 감염돼 통신 트래픽 증가로 정보자원(CPU 점유, 통신버퍼 고갈 등)이 소모 중이었지만 근원적 치료 없이 내버려졌다. 또 많은 양의 백업자료는 비밀번호가 없고 암호화되지 않은 공유폴더에 저장해 비인가자도 임의 접근이 가능했다. 이런 사실을 접한 안전감사담당관은 즉각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한편 백신기능 활성화 및 백업주기 단축 등 방안을 내놨다.

일상생활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7월 시 운영 실내수영장 12곳에서 강습시간 때 수상안전요원을 별도 배치하지 않은 것과, 수상안전요원이 기준 이하 배치된 10곳에 대해 실태감사로 문제를 풀어냈다. 아울러 수영장물의 살균력을 유지시키는 유리잔류염소 수치가 기준치(1리터당 0.4㎎)에 미달한 2곳도 찾아내 조치했다. 어린이 등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2015년 3월 강화도 글램핑장 화재를 계기로 '관광진흥법'에 따른 캠핑장의 텐트 공간 및 이격거리 확보에도 앞장섰다.
 

[캠핑장 안전관리실태 감사]


◆ 안전관리 민관 거버넌스 구축 '본궤도'… 민간 역할 단계적 증대

서울시 안전감사담당관은 올해 지은 지 20년이 넘은 도시기반시설에 대해 샘플링 감사를 본격적으로 벌인다. 시 관리소관의 자동차전용도로, 하수관로, 한강교량 등이 대상이다. 시내 자동차전용도로 11개소(165㎞) 중 8개소(134㎞)가 20년 이상 경과될 만큼 낡았다. 하수관로는 총연장 1만392㎞ 중 30년 이상이 52%(5411㎞)에 이른다. 이는 도로함몰 발생 원인의 10건 가운데 8건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우려된다.

더불어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시설공단, SH공사 등 4개 투자기관에서 '합동 현장 안전점검 회의'를 순회 개최한다. 서로 안전 노하우를 전수·확산함으로써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취지다. 공사장 내 모든 안전사고 위험 및 비리, 부당행위 등에 대한 제보는 '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를 통해 받는다. 신고사항 접수 시 '건설공사 기동안전점검단'이 즉시 현장으로 출동하고, 이때 신고자의 정보는 철저히 보호된다.

안전감사담당관은 내년에 안전시책의 현장 집행력을 제고하는 한편 민관공동 감시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어 2018년 안전사고 감시의 민간역할 증대 원년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민간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역량을 점차 강화시킨다.

백일헌 서울시 안전감사담당관은 "서울의 도시기반시설은 1970년대 경제성장과 함께 조성돼 노후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각 기관의 안전시책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도와 체계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전동차 탈선복구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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