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교모임, 미팅 등 다양한 비금융 프로그램을 주선하고 있는 것. 과거 금융상품, 세무, 부동산 등 자산운용 노하우나 법률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금융기관의 신뢰를 바탕으로 상위 고객 간 ‘마담뚜’를 자청해 이들의 충성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생명보험사 및 은행권에서는 최근 상위 1%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교보생명은 이달부터 5월 말까지 VIP 고객 90명을 초청해 이들의 경영 노하우를 나누는 '2016 교보 노블리에 소사이어티'를 운영한다. 가업승계나 집안 재산관리 등으로 짜인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인문학, 친목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사교적인 목적으로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도 상류층 커뮤니티 육성에 공들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법인을 경영하는 CEO자녀들을 모아 이들의 커뮤니티 형성을 돕는 ‘차세대 CEO과정’을 1년에 두 차례씩 개최하고 있다. 한화생명도 중소기업 CEO 및 대기업 고위임원, 전문직 등 VIP고객 40명을 선발해 매년 ‘CEO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CEO모임 외에도 재무설계, 부부동반 건강검진, 문화 예술 행사 등을 기획해 고액 자산가들의 연대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기존 우량 고객을 이탈하지 않게 하는것이 보험사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도 상위 1%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0년째 고액자산가 자녀들의 미팅을 주선하는 'HPBM' 프로그램을 운영해 현재 32쌍의 결혼을 성사시켰다.
신한은행도 지난 2006년부터 고액자산가 자녀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맞선프로그램 '신한PWM 2세스쿨'을 운영하고 있고, 국민은행도 고액자산가를 위한 비정기적 연회 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특정 계층 사교모임이나 맞선 주선 같은 비금융서비스가 고객 유지에 얼마나 도움되는지 통계적으로 입증하긴 어렵다"면서도 "자산금액 50억원 이상 되는 초우량 고객들은 본인 뿐 아니라 후대까지 고려해 재무설계를 하기 때문에 이들과의 유대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업체마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