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후발 면세점이 잘 된다고 생각하느냐."(지난 3월10일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 기자 간담회 발언)
"신규 면세사업자, 대거 허용해야."(3월15일 현대백화점 입장 자료)
현대백화점은 15일 '면세 사업자 추가 허용 검토 관련 업체간 갈등에 대한 입장' 자료를 통해 면세시장 신규 진입의 뜻을 밝혔다.
이날 현대백화점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논란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해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한 업체들이 면세점의 공급과잉과 브랜드 유치 곤란 등을 이유로 추가 허용을 반대하는 것은 자사 이기주의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말 사업권을 잃은 업체들과 면세점 진입을 희망하는 업체들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면세점 업계 발전을 이유로 추가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며 "현행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현행 면세사업 허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변환해 면세시장의 진입장벽을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현대백화점은 "법 개정같은 여러 제약으로 단 기간 내 신고제 전환이 어렵다면 현행 허가제를 유지하되 운영능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상당수 기업에게 사업권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신규 면세점은 전문 유통법인이 아닐 경우 명품 같은 브랜드 유치와 전문인력 확보 등에 어려움이 많아 면세 사업에 쉽게 뛰어들기 어렵다.
현대백화점은 현실적으로 운영능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상당수 기업에 대해 사업권을 줘야한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은 "상당수 기업에 사업권을 주더라도 신규 면세점은 사업권을 잃은 롯데, SK를 비롯해 현대백화점과 이랜드 등 3~4개 이상 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낸 입장은 지난 10일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셈이다. 당시 김 사장은 면세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며 현대백화점의 면세사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면세점의 핵심은 명품"이라며 "그런데 이들은 희소성을 중시해 매장을 소수만 연다"고 지적했다. 그는 "롯데면세점만 하더라도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20년이 걸렸다"며 "일단 시내면세점 허가받고 6개월 만에 문 열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대백화점이 최근 면세 시장을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움직임이 우호적이라 판단, 적극적으로 면세점 유치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16일 정부 주도로 열리는 면세점 제도 개선안 공개 논의를 앞두고 면세점 업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추가로 늘릴 것이라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난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권을 따낸 업체들은 집단 반발에 나섰다. 반면 사업권을 얻지 못한 업체에서는 신규 진입을 허용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내세우며 사업권을 따내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