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변중석 회장 "유한킴벌리처럼 4조2교대 근무 도입해야"

2016-03-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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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중석 한국감사협회 회장은 15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잘 운영되려면 감사, 리스크관리, 준법이행 세 가지가 맞물려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해마다 비도덕적인 불법 자금관리로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수많은 대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종종 기업을 살리기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도 하지만, 민간 기업에 혈세를 퍼붓는 것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기업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대한 신속히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이다.
이런 이유로 철저한 기업감사 중요성은 두 번 말하면 잔소리로 들릴 정도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 감사 시스템에는 빈틈이 많다.

15일 아주경제가 만난 변중석 한국감사협회 회장은 기업 내부통제가 올바로 되기 위해서는 감사(audit), 위기관리(risk management), 준법(compliance) 세 가지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중석 회장은 모범 사례로 유한킴벌리를 꼽았다. 그는 다른 회사도 유한킴벌리처럼 4조 2교대 근무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감사, 리스크관리, 준법 삼위일체

감사협회는 1977년 4월 창립됐다. 협회는 현재 1000여개 대기업, 공기업, 다국적기업 감사와 감사위원, 최고감사책임자를 정회원으로 두고 있다. 공인내부감사사(CIA) 자격증을 가진 내부감사 전문가도 준회원으로 참여한다.

감사협회가 내세우고 있는 모토는 '함께 나누며 나아가자(progress through sharing)'이다. 변중석 회장은 "누구와 더불어 의견을 나누고 윈윈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면 일거리도 생기고 업무 효율도 더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감사에 대해 '경영자를 따르는 그림자'라고 얘기한다.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모니터링이 일반화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변중석 회장은 "기업 내부통제는 감사, 리스크관리, 준법 세 가지가 맞물려 가는 흐름이 돼야 한다"며 "이 세 가지 트랙은 항상 같이 가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주요 아시아 국가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선진 감사 제도와 문화를 잘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도입하다보니 제도와 현실이 동떨어져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변중석 회장은 내부통제라는 개념 자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내부통제는 셀프 콘트롤이라는 말과 상통하는데, 미국 엔론사태 역시 내부통제가 무너졌기 때문에 발생했던 것"이라며 "그후 내부통제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정작 우리 국회는 이에 반감을 가져 내부회계관리로 받아들였다"고 꼬집었다.

우리 기업 내부통제가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변중석 회장은 "이사회 역시 위에서 안건을 내리는 식이 아닌, 아래에서 위로 안건을 올려 논의하는 방식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서 4조 2교대 배워야"

내부통제 모범사례로 변중석 회장이 꼽은 유한킴벌리는 4조 2교대 근무를 실시한다. 변중석 회장은 "모든 직원이 4개조로 나눠 일주일 간 2개조가 교대로 근무를 하고, 나머지 2개조는 각각 교육 및 휴식에 들어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주는 쉬고, 한 주는 교육을 받은 뒤 그 다음주에 업무에 투입되므로 직원 복지가 향상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교육 기간 동안 회사 운영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안건을 경영진에 보고할 수 있는 문화도 자리잡히게 된다"고 말했다.

즉, 감사에만 머물지 않고 리스크관리와 준법에 초점을 맞춰 내부통제를 실시한 기업이 유한킴벌리라는 얘기다.

변중석 회장은 유한킴벌리뿐 아니라 LG그룹이 1980년대 후반 '정도경영'을 내세운 것도 좋은 사례로 꼽았다. 바르게 가고 있다면 그대로 추진하고, 바르지 않다면 과감히 고친다는 경영철학이 담긴 것이다. 풀무원에 대해서는 감사실 명칭을 윤리경영실로 바꾼 것을 높게 평가했다.

변중석 회장은 "명칭을 윤리경영실로 바꾸면서 감사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고, 이후 포스코와 KT도 윤리경영실을 도입했다"며 "감사가 단지 잘못을 적발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를 전파하는 부서가 되는 문화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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