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아기를 가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난임 여성들은 체외수정 시술(시험관아기) 등의 난임 시술에 들어가는 비용 문제로 가장 고통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프로그램 운영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정부의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으로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난임 여성 106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응답자의 81.9%는 비용 부담 때문에 체외수정 시술에 따른 정신적·심리적 고통 정도가 심각(매우 심각 포함)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체외수정 시술비의 절반가량을 최대 4회까지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월평균 소득 150% 이하 가구로 신선배아를 사용한 시술은 1회당 190만원, 동결배아는 60만원씩을 각각 3회까지 지급한다. 동결배아로 임신되지 않으면 신선배아 방식으로 1회 더 지원받을 수 있다. 기초수급자는 300만원 이내로 지원한다.
지원 횟수를 초과하면 시술비 전액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난임부부는 4회 시술로는 임신에 성공하지 못한다.
두 번째로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는 정신적 고통과 고립감, 우울감(59.6%)이었다. 이들의 41%는 자녀를 갖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13.7%는 자살 생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조사 대상자들은 신체적 고통으로 불안·비정상적 가슴 두근거림(45.8%)과 두통(27.9%), 소화불량 등 소화기계 질환(25%)을 앓았다.
사회 활동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절반 이상(53.3%)이 일상생활의 무력감에 힘들어했고, 43%는 대인관계에서 위축감을 느꼈다.
가족 갈등도 심각했다. 34.4%가 시댁 부모 또는 가족의 편견으로 고통받았고, 남편의 비협조와 무시 때문에 11.3%가 괴로워했다.
하지만 난임 여성 중 5.4%만이 민간병원을 찾아 관련 상담이나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