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대전) = "올해 목표는 연 매출 100억원 이상 달성입니다."
김의중 제노포커스 대표는 14일 대전시 유성구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올해 주요 제품군의 생산 능력을 강화해 세계 시장 진출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회사의 3대 주요 제품은 모유내 면역 증강 물질인 갈라토올리고당(GOS)을 합성하는 식품용 락타아제(Lactase)와 반도체 수처리 공정에 사용되는 카탈라아제(Catalase), 원료의약품을 합성하는 리파아제(Lipase) 등이다.
김 대표는 "효소는 바이오 촉매제로서 기존의 화학공정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며 "산업용 효소의 파급효과는 100배에서 최대 1000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전문업체 프리도니아에 따르면 세계 효소시장 규모는 2014년 119억달러(약 14조2000억원)에서 2015년 125억 달러(14조9000억원), 2016년 131억달러(15조6000억원)로 연평균 4.9% 성장이 예상된다.
제노포커스가 주력하는 산업용 효소시장은 노보자임(48%), 듀폰(전 제넨코, 20%), DSM(6%) 등 글로벌 3사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08년부터 아시아 3위 효소전문기업을 목표로 관련기술 개발에 집중한 결과 지금은 세계 1, 2위 기업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인지도가 향상됐다"며 "이제는 기술력뿐 아니라 실적으로 보여 줄 때"라고 포부를 전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66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억8800만원, 9억6400만원으로 1년 새 21.8%, 55.8% 감소했다.
김 대표는 "반도체용 카탈라아제와 GOS용 락타아제 매출이 늘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다"며 "지난해 공장건설 인허가와 시험생산, 인력 추가 채용 등으로 일시적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5년 안에 10개 캐시카우 확보
김 대표는 향후 5년 내에 각각 수백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는 10개의 효소제품군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는 "5년 내 10개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2026년께는 연매출 1000억원의 회사로 키우는 게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제노포커스는 현재 식품용(락타아제)·산업용(카탈라아제)·제약용(리파아제) 외에 제약 및 바이오 소재 제조·화장품·동물용(피타아제)·친환경 농업용·국방용(화학무기 제독제) 등으로도 쓸 수 있는 다양한 효소군을 개발·공급 중이다.
제품군별 매출 현황을 보면 2015년 기준으로 반도체용 카탈라아제 매출이 전년(34억원) 대비 8.8% 가까이 늘어난 37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한다. 전체 매출의 27% 가량을 책임지는 락타아제 매출은 2014년 11억원에서 지난해 18억원으로 63.6% 늘었다.
김 대표는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수처리 공정에 사용되는 카탈라아제를 2014년부터 국내 최대 반도체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며 "강산성 수처리용 카탈라아제AK와 강알칼리성 수처리용 카탈라아제M 등 신규 제품 출시로 향후 매출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유에 들어가는 GOS용 락타아제는 세계에서 일본 아마노와 제노포커스 등 2개사만 판매하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지난해 미국 식품회사 L사와 166억8900만원 규모의 5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락타아제 공급계약을 맺은 미국 L사에 대한 매출은 올해 3분기 이후 반영될 것"이라며 "해당 계약으로 인한 연매출이 2020년에는 최소 53억원에서 최대 11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리파아제의 공급을 개시하는 게 과제"라며 "향후 생산물량 증가를 대비해 제2생산 공장 설립이나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까지 국방용 효소 개발도 완료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8년 전부터 화학·바이오 테러전에 대비해 신경가스 분해용 효소를 개발해 왔다"며 "방독면을 대체할 수 있는 화학가스 분해 효소의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레티놀로 의미있는 매출
김의중 대표는 최근 바이오 기반 레티놀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 하면서 시장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레티놀 사업에서 내년부터 의미있는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노포커스는 생합성 방식으로 레티노이드를 생산하는 기술을 활용해 최종 화합물인 레티놀 시제품을 만들었다. 레티놀의 상위 개념인 레티노이드는 피부 노화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기능성 화장품의 원료다.
이 기술은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차세대 바이오그린21사업' 시스템합성 농생명공학사업단의 김선원 교수 연구팀(국립경상대학교)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김 대표는 특히 레티놀 시제품 개발이 회사가 계획 중인 2단계 기술 사업전략의 첫 걸음을 뗐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노포커스는 현재 주력하는 산업용 특수효소(1단계) 사업을 비롯해 화장품 원료·기능성 바이오 소재를 만드는 바이오화학 신소재(2단계), '바이오-베터' 효소 치료제를 생산하는 효소치료제 바이오 신약 개발 등 3단계 기술 사업전략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레티놀 시제품 개발은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뿐 아니라 멀티효소를 이용해 만든 바이오화학 신소재를 상용화시킨 첫번째 작품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농진청과 학교 연구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명확한 계획을 밝히긴 어려운 단계지만 국내외 화장품 대기업과의 독점계약이나 자체 완제품 개발·공급 등 세부적인 사업 구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소규모 매출로 이어지도록 하겠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매출은 내년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