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되레 유럽·미국 증시가 동반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줄면서 수급 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단기적인 코스피 예상지수 범위를 1960~1980선 사이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11일까지 한 주 동안 1955.63에서 1971.41로 0.81%(15.78포인트) 상승했다. 모처럼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863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1조92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제유가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국 정책 이벤트도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유럽중앙은행(ECB)발 부양책도 약발이 없었다. ECB가 10일 기준금리를 0.05%에서 0.00%로 낮춰 제로금리를 선언했지만,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는 바람에 유럽·미국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미 FOMC 정례회의나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도 지수를 견인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일본은 지속적으로 통화완화정책을 유지해왔으나,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며 "이번 BOJ 회의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를 신뢰하지 않아 한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FOMC 정례회의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공산이 크지만, 새로울 게 없는 재료다. 더욱이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4월 또는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승희 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옐런 의장은 금리를 올리더라도 더디게 진행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라며 "점도표도 이를 반영해 수치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점도표는 미 연준 위원 17명이 무기명으로 작성하는 것으로, 수치가 낮으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낮다는 것을 뜻한다.
깜짝 정책 발표로 일시적으로 증시가 뛸 수 있지만, 시장에서 신뢰도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도 줄면서 안도랠리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줄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651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다음날 147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지나면서 외국인 선물 매수가 정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은 선행매매를 해왔기 때문에 선물 매도 전환 후 비차익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