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을 한 달여 앞둔 10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전격 방문했다.
대구는 박 대통령과 가까운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후보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민 곳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기존 현역의원들의 '물갈이설(說)'로 정가의 주목을 받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이번 대구 방문에 대해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진박 후보들을 측면지원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해 9월 대구 방문 때 대구 현역의원은 관련 행사에 초청하지 않고, 지역 연고가 있는 참모진들을 동행시켜 여권 내에서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이 불거지는 단초를 제공했다.
여기에다 현재 새누리당 공천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공천 살생부 파문, 친박계 핵심의원인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 등으로 친박계와 비박계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시기여서 당내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 동구에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을 방문한 데 이어 북구의 엑스코에서 열리는 ‘국제섬유박람회’에 참석했다. 이 지역은 모두 다름 아닌 진박이 '진군'한 대표적 지역이어서 남다른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진박 6인방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구갑), 윤두현 전 홍보수석(서구), 곽상도 전 민정수석(중남구),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중남구),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북구갑), 이재만 전 동구청장(동구을)을 지칭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경북도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이번 대구경북 방문을 놓고 지역 민심과 총선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총선을 한달 여 앞둔 미묘한 시점에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총선개입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취임 3주년을 맞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현장 방문의 일환이라며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선거의 여왕'이라는 닉네임처럼 과거 박 대통령이 특정 지역에서 한두번 유세를 하고 나면 후보의 지지율이 10% 가량 올랐다는 점, 박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 지역민의 충성도를 감안하면, 청와대가 친박계가 진박 후보들의 약진을 내심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