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을 한 달여 앞둔 10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전격 방문했다.
대구는 박 대통령과 가까운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후보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민 곳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기존 현역의원들의 '물갈이설(說)'로 정가의 주목을 받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이번 대구 방문에 대해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진박 후보들을 측면지원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다 현재 새누리당 공천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공천 살생부 파문, 친박계 핵심의원인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 등으로 친박계와 비박계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시기여서 당내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 동구에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을 방문한 데 이어 북구의 엑스코에서 열리는 ‘국제섬유박람회’에 참석했다. 이 지역은 모두 다름 아닌 진박이 '진군'한 대표적 지역이어서 남다른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진박 6인방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구갑), 윤두현 전 홍보수석(서구), 곽상도 전 민정수석(중남구),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중남구),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북구갑), 이재만 전 동구청장(동구을)을 지칭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경북도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이번 대구경북 방문을 놓고 지역 민심과 총선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총선을 한달 여 앞둔 미묘한 시점에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총선개입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취임 3주년을 맞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현장 방문의 일환이라며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선거의 여왕'이라는 닉네임처럼 과거 박 대통령이 특정 지역에서 한두번 유세를 하고 나면 후보의 지지율이 10% 가량 올랐다는 점, 박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 지역민의 충성도를 감안하면, 청와대가 친박계가 진박 후보들의 약진을 내심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