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앞바다에 28년간 폐기물 6300만t 버려....해양 오염 심각

2016-03-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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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만 한 쓰레기통 113개, 2ℓ 페트병 316억4500만개에 담을 양

오염자 부담 원칙 적용, 국가 차원에서 바다 살려야

포항환경운동연합이 지난 8일 환경부 등 관련 기관에서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포항 앞바다(동해병) 투기현황 및 오염실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주호 기자]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경북 포항 앞바다에 지난 28년간 버린 해양폐기물이 6300만t에 달해 해양 오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오염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들어온 산업계에 생태계 회복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시켜 국가 차원에서 바다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일 환경부 등 관련 기관에서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포항 앞바다(동해병) 투기현황 및 오염실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육상폐기물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됐지만, 장기간 해양투기로 바다 밑 퇴적물은 물론 동해 특산물 대게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해양폐기물 투기 장소는 군산 서쪽 200㎞ 해역(서해병), 포항 동쪽 125㎞(동해병), 울산 남동쪽 63㎞(동해정) 3곳으로 전체 면적은 6881㎢에 달한다.

동해병은 3700㎢ 면적에 바다 깊이는 200∼2000m다.

해양투기량을 공식 기록한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28년간 동해병에 버린 폐기물은 6329만t으로 3개 해역 전체 투기량(1억3388만1000t)의 47%를 차지했다. 63빌딩만 한 쓰레기통 113개를 채울 수 있고 2ℓ 페트병 316억4500만개에 담을 수 있는 양이다.

종류별로는 산업폐수가 2863만t(45%)으로 가장 많고 가축분뇨 1043만t(16%), 하수오니 982만7000t(14%), 음식폐기물 736만3000t(12%), 인분 244만9000t(4%) 등이다.

오염도가 높은 산업폐수와 하수오니가 60%가량이나 된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동해병 해역은 3개 해역 가운데 산업폐수를 가장 많이 버려 공해기업을 위한 폐수처리장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동해병 해역 아래는 퇴적물이 20㎝ 이상 두껍게 깔렸다. 위쪽 3∼5㎝ 부분 오염이 특히 심하다.

퇴적물 중금속 오염도는 관리 기준보다 수은 3.8배, 크롬 3.1배, 아연 2.9배, 납 2.1배, 구리 1.6배 초과해 3개 해역 가운데 오염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동해안 특산물인 대게는 비 투기해역에서 잡힌 것보다 근육 속 수은 오염도가 무려 11배 이상 높았고, 붉은대게는 비 투기해역에서 잡힌 것보다 작고 가벼운 것으로 조사됐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돈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육상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국민 건강을 위협해 기업 이윤보다 사회적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부터라도 오염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들어온 산업계에 생태계 회복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시켜 국가 차원에서 바다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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