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해를 '수출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선포한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앞세워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오세아니아 등에 2000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마트는 10일 MBC 아메리카와 '상품 공급 업무에 관한 협약'을 맺고, 이마트 PL과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이마트는 우선 10만달러 규모의 '이마트 6년근 홍삼정'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늘려 올 한 해 100만달러(한화 약 12억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국 홍인삼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점과 마더스 데이 (5월)과 파더스 데이 (6월) 등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마트 6년근 홍삼정’을 첫 상품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지난 2013년 출시된 이후 연간 20만개 이상 팔린 대표 PL 상품이다.
국내우수 중소기업 상품도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그간 대형마트의 해외 수출이 대부분 자사의 해외점포에 국한됐었다면, 이번 MBC 아메리카와의 업무 협약으로 현지 유통 채널에까지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이번 미국 시장 공략을 토대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수차례 미국 현지 유통 시장을 직접 점검하며 사업성을 지속 검토해왔다.
현지 분위기도 좋다. 코트라의 '미국 소비재시장 한중일 수출경합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 소비재 수입시장은 지난해 11월까지 6.9% 확대됐다. 특히 같은 기간 한국의 대미 소비재 수출은 271억 달러로 전년대비 12.3% 상승해 미국 소비재 수입증가율을 크게 상회한다. 이는 향후 한·중·일 삼국의 대미 소비재 수출경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마트는 이번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유럽과 오세아니아 등에 올 한 해 모두 2000만달러(한화 약 243억원)를 수출을 달성, 2016년을 수출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 중 500만달러는 중국, 베트남 등 이마트 해외 점포가 아닌 현지 유통업체에게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3년 홍콩 왓슨 그룹에 약 128개 PL 가공식품을 수출하면서 시작된 이마트의 해외 수출은 지난해 172만 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의 가능성으로 높여왔다.
본격적인 수출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이마트는 지난 해 11월 코트라와 국내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공동으로 발굴, 수출을 지원하는 MOU를 맺기도했다. 12월에는 수출을 전담하는 트레이딩팀을 신설해 본격 가동에 나섰다.
한편 이마트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주문하면 한국으로 배송해주는 고국 배송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 홈쇼핑 방송을 보고 현지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해당 상품을 '쓱 배송'을 통해 국내의 친지들에게 배송해주는 방식이다.